▲ 김병국 건양대 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 |
2008년 기준으로 68만6000여 명이 학기 중에 급식지원을 받았는데, 방학이나 휴일에는 25만8000여 명만이 급식지원을 받았으므로, 40만 명 정도는 방학이나 휴일에 굶었다는 것으로 지금도 더하면 더했지 그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결식아동에 대한 급식비가 삭감된 것이 아니라 법에 따라 원래대로 지자체로 환원된 것이라고 한다.
'방학 중 아동 급식지원사업'은 2005년 중앙정부로부터 지자체로 이양되었는데, 2009년과 2010년에는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한시적으로 국비지원을 한 것으로, 이제는 그런 경기침체를 벗어났기 때문에 그 사업을 다시 지자체가 시행하도록 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지자체에서 이러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현재 예년 수준의 예산을 지원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지자체들이 예산 마련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당장 이번 겨울 방학부터 많은 학생들이 밥을 굶을 상황에 놓이게 됐다.
결식아동이란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결손 가정, 노동력 상실·실직 등으로 인한 빈곤 가정 학생 중 가정 형편이 어려워 도시락을 가져오지 못하거나 학교 급식비를 납부하지 못할 처지에 있는 학생'이라고 교육부는 해석(2001년)하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2007년에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아동 중 가정의 생활고로 인한 결식을 경험하였거나 결식한 상황에 처한 적에 있는 아동이 전국적으로 0.9%였다고 한다.
당시 초등학생 수가 383만 명(2007년 9월 12일 발표, 교육인적자원부)이었으므로 대략 3만4470명이 결식아동이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올 해 초등학생 수는 329만 9094명(2010년 10월 26일 발표, 교육과학기술부 위탁,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으로 작년보다 17만 5301명이 감소했지만, 산업화 도시화로 인해 가족의 구조와 가족의 기능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 1인 가구, 소년소녀 가장, 여성 가장 가족, 편부모 가족 등의 가족 형태가 증가함으로써 오히려 결식아동들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방학 중 아동 급식지원사업'이 지자체로 이양된 2005년 이후에 많은 지자체에서 이에 대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러므로 정부에서 주장하듯이, 이 사업 예산이 삭감된 것이 아니라 지자체에서 확보해 지원할 것이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신뢰하기가 어려울 듯하다. 2007년 당시 서울 지역 초등학생의 1%가 결식아동이었고(통계청), 점차 그 수가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서울에 밥을 굶는 학생이 없다는 서울시의 말도 그대로 신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급식을 보편적으로 학생 모두에게 지원할 것인지 아니면 차상위 계층 학생만 선별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서 말이다). 그러므로 여러 자료를 검토해보면, 이번 겨울 방학부터 밥을 굶는 학생이 많이 생길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게 된다.
청소년은 국가의 미래라고 한다. 이들이 아무 조건없이 교육 받고, 마음에 구김살 없이 성장할 때 국가의 대들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의식주는 삶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다. 이것은 법이 그렇다고 하여 지자체에게만 미룰 일이 아닌 듯싶다. 정부에서 좀 더 관심을 갖고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한 때다. 밝고 행복한 표정을 짓는 아이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것이 곧 우리 사회의 미래의 행복한 모습이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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