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男性'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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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男性'을 만들었다?

기사도에서 테러리즘까지

  • 승인 2010-12-14 14:13
  • 신문게재 2010-12-15 12면
  • 박은희 기자박은희 기자
“사내새끼가 그것도 못해?”, “그는 남자답고 아주 듬직해”, “남성미가 철철 넘치시네요!” 이런 말들은 '남성, 남자'에 대한 일련의 고정관념들이다. '전쟁과 남성성의 변화'라는 부제를 단 이번 책은 이러한 기존의 통념을 완전히 전복하면서 남성성의 기원에 대해 새롭고 유례없이 독창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저자가 바라보는 남성은 전쟁인 '남성'이라는 존재를 만들어 왔고, 역으로 그 '전쟁'역시 남성성의 변화와 더불어 진화를 해 왔다는 것이다.

인류사라는 지형의 주요 굴곡을 만들어온 것은 전쟁이다. 곧 전쟁은 역사를 만들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시에 그 전쟁의 양상 역시 역사 속에서 변화해 왔다. 전쟁을 뒷받침해 온 이데올로기, 전쟁 무기, 주요 전략과 전술, 전개 양상, 규모 등 모든 점에서 전쟁은 진화와 변모를 거듭했다.

저자는 바로 이러한 역사 속 전쟁의 변천 가운데 남성성이 변화를 해 왔음을 치밀하게 논의한다. 물론 그 양상은 결코 필연적이고 결정론적이진 않다. 개연적이고 우발적인 방식으로 전쟁과 남성성은 상호 작용을 해왔다는 점이 책의 주요 논제라 할 수 있다.

고대 세계에서 전쟁은 남성이 되고자 필수적인 통과 의례로 간주했다. 전쟁의 시련을 이겨 낸 자만이 전사이자 영웅이 될 수 있었고, 이들이 한 사회의 중심적 존재이자 진정한 남성으로 여겨졌다.

중세에는 민족 간의 대립과 전쟁이 더욱 왕성하게 벌어져 남성성도 변화를 하게 된다. 명예를 중시하고 문장이나 깃발, 장식 등을 중시하는 중세의 전투 양상은 남성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는 대량 학살 무기의 개발과 민족 국가 개념의 약화, 포스터 산업 사회의 전면적 대두라는 정세 속에서 순수한 남성성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다.

삼인/지은이 리오 브로디·옮긴이 김지선/888쪽/3만5000원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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