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배]음주운전보다 무서운 '시력이상 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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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배]음주운전보다 무서운 '시력이상 운전'

[월요아침]이정배 대한안경사협회장

  • 승인 2010-12-12 13:18
  • 신문게재 2010-12-13 20면
  • 이정배 대한안경사협회장이정배 대한안경사협회장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해마다 이 맘때면 송년모임을 비롯해 여러 모임이 잦아지고 자연스럽게 술좌석이 늘어나게 마련이다. 그런 만큼 음주운전을 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음주운전은 자신은 물론 남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음주문화에 대한 사회적 의식이 많이 변화되어 다행이지만 음주운전만큼 위험천만한 행위가 또 하나있다. 바로 시력이 안 좋은데 안경착용도 없이 운전하는 것이다.

▲ 이정배 대한안경사협회장
▲ 이정배 대한안경사협회장
얼마 전 한 모임에서 열변을 토하던 지인이 떠오른다. 그는 안경원을 개원한 이후 줄곧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왔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 운전자의 대부분이 안전운전에 시력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너무 쉽게 간과한다고 한다. 관계기관조차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고 강하게 불만을 피력했다. 오죽하면 시력이 좋지 않아 군 면제를 받은 사람도 운전면허를 어렵지 않게 취득하고, 안경을 착용하는 시력이상자가 안경 없이 운전하는 것이 다반사다. 때문에 교통사고의 원인을 면밀히 검토해 보면 시력과의 연관성이 생각보다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 흔한 것이 교통사고다.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총 23만1990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이중 사망 5838명, 부상 36만1875명으로 전년대비 사망자수는 약 32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하겠다.

교통사고의 원인은 운전자와 차량, 도로환경의 3가지 요인으로 구분한다.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운전자다. 운전자는 차량 운행의 주체로서 운전자의 인지지연이나 판단착오, 부주의 등이 사고 발생의 주된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전방주시 태만이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것은 운전에 필요한 교통정보의 90% 이상이 운전자의 눈을 통해 얻어지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운전자의 시력에 대한 관심은 그야말로 미약하기 그지없다. 우리나라의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45조에서는 자동차 등 운전에 필요한 시력의 적성기준을 규정하고 있는데 제1종 운전면허에서는 두 눈을 동시에 뜨고 잰 시력이 0.8이상, 양쪽 눈의 시력이 각각 0.5이상이고, 제2종 운전면허에서는 두 눈을 동시에 뜨고 잰 시력이 0.7이상 한쪽 눈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쪽 눈의 시력이 0.7이상이고, 시야가 150도 이상이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시력은 정지 상태에서 대상물을 보는 정지시력과 움직이는 대상물을 보는 동체시력으로 구분되는데, 동체시력은 동일한 조건에서 정지시력보다 저하된다. 일반적으로 정지시력이 1.2인 운전자가 50/h로 주행할 때 동체시력은 0.7로 떨어지고, 90/h에서는 0.5이하로 떨어진다고 한다. 여기에 야간시력은 주간에 비해 약 50% 정도 저하되는 것이 상식이다. 이런 여러 요인을 볼 때 우리나라 운전자의 상당부분이 운전부적격 판정을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례로 안경원을 내원하는 대다수 시력이상자 중 운전부적격 판정자로 의심되는 사람들도 버젓이 운전을 하고 와 안경을 맞춰간다.

이런 내원객들에게 운전의 애로사항을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한다. 이런 이유로 앞서 지인은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처리에 있어 운전자의 시력과 안경의 착용여부를 기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음주단속을 하듯이 시력이상자의 안경착용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필자는 이 분야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한 연구조사가 나오기 이전이라도 기준 시력 이하의 시력이상자가 안경 없이 운전하는 것만큼은 전국적인 캠페인을 통해서라도 금지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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