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페번시가의 막내 에드먼드와 루시는 까탈스럽고 불평 많은 사촌 유스터스의 집에 얹혀살고 있다. 어느 날 루시의 방에 걸려 있는 바다 그림에서 바닷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세 아이는 나니아의 세계로 빨려 들어간다.
항상 3편이 문제였다. 어린 주연배우들이 훌쩍 자라 위기를 맞았던 ‘해리포터’ 시리즈는 ‘아즈카반의 죄수’에서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음으로써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반면 ‘슈렉’은 아버지가 된 슈렉이 그간 비틀고 비꼬아왔던 동화의 세계에 안착함으로써 동력을 잃고는 결국 ‘포에버’하고 말았다. 시리즈가 이어가느냐 끝맺느냐하는 갈림길이 3편이었던 거다.
‘나니아 연대기’ 3편 ‘새벽출정호의 항해’는 ‘해리포터’보다는 ‘슈렉’의 경우에 가깝다. 18살 성인이 된 피터와 수잔이 나니아의 세계에서 빠진 건 어쩔 수 없지만 이들의 공백은 이 가족 친화적인 소박한 판타지의 매력을 반감시킨다. 악동 유스터스와 생쥐 리피칩이 가세했음에도, 놀랍고 풍성한 볼거리가 눈을 붙잡아도 한 구석이 허전한 느낌이 드는 건 그 때문일 거다.
C. 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 7부작 중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스토리를 밋밋하게 끌고 간 점도 아쉽다. 오밀조밀한 재미도, 극적인 반전도 없다. ‘캐리비언의 해적’과 RPG 게임을 연상시키는 해양 판타지라고나 할까. 일곱 자루 마법의 검에 얽힌 비밀을 풀고 위기에 빠진 나니아 왕국을 구하기 위해 다시 모험에 나선 페번시 남매의 이야기. ‘유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너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들려준다.
볼거리만큼은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대단하다. 외다리 난쟁이들, 용, 연기 괴물, 마법사의 도서관 등은 판타지 팬들이라면 환호할 만한 장면이다. 파도가 갈라지는 장면, 바다뱀과의 전투도 장쾌하다.
다만 3D 효과는 짚고 넘어가야겠다. 고글을 쓰고 보는 수고를 보상해주는 건 라스트 10분 정도다. 판타지 영화의 아기자기한 공간감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더 밝은 데다 화면의 사이즈를 시각적으로 축소하지 않은 2D가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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