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통성 없는 기준은 회사에서 쫓겨나 첫사랑을 찾아주는 사업을 시작한다. 뮤지컬 무대감독 지수는 인도 여행에서 만난 첫사랑 김종옥을 잊지 못한다. 지우는 아버지에게 끌려 기준을 찾고, 김종옥 찾기가 시작된다.
‘창작 뮤지컬의 신화’로 불리는 동명의 토종 뮤지컬을 영화화했다. 첫사랑 김종욱을 잊지 못하는 여자와 그녀와 함께 김종욱을 찾아 나선 남자의 유쾌한 로맨스. ‘첫사랑 찾기 사무소’라니. 그런 게 어딨어?’ 싶은 상황을 그런가 싶게 만드는 건 스토리의 힘이 아니라 임수정·공유 두 배우의 통통 튀는 매력이다.
공유는 ‘커피 프린스’의 왕자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2대 8 가르마에 포스트잇조차 줄 맞춰 붙이는 융통성 제로의 ‘찌질남’으로 변신했다. 허우대 큰 공유의 소심한 연기는 아주 귀엽고, 가끔 배꼽을 쥐게 한다. 뮤지컬에는 없는 묘미다.
임수정은 뮤지컬 무대감독 서지수를 통해 밝고 유쾌한 매력을 보여준다. 털털하면서 화장기 없는 보이시한 모습에 여성적인 매력을 동시에 발산한다. 그 모습에서 예쁘게 보이고 싶은 여성의 욕심이 아니라 변신하고자 하는 배우의 욕망이 느껴진다. 평소 ‘절친’ 사이답게 둘의 호흡은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남녀가 티격태격 다투다 정이 드는 건 로맨틱 코미디의 정형화된 수순.
“알면 알수록 서로 달라 싫어질 거라 믿었는데,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나도 몰래 그대가 편해졌어요.” 웃다보면 어느새 이런 사랑의 비밀이 가슴을 파고든다.
기왕 무대를 연출했던 장유정 감독이 영화 연출까지 맡아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뮤지컬을 영화화했지만 ‘김종옥 찾기’엔 노래가 없다. 춤과 노래 대신 곳곳에 웃음을 터뜨리는 에피소드를 배치하고, 장면과 장면을 음악적인 리듬으로 연결하면서 단순한 이야기의 틈을 메웠다. 국내 창작 뮤지컬의 첫 영화화로서, 이 정도면 만족스러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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