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길 충남대 경영학과 교수 |
둘째, 복합유통시설로 개발하기 보다는 프리미엄 아울렛의 개념에 충실해야 한다.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프리미엄 아울렛이 함께 들어서는 것으로 되어 있다. 프리미엄 아울렛은 명품을 판매하는 유통시설이다. 넓은 공간에 쾌적하고 품위 있는 쇼핑환경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의 구상대로 하면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기가 불가능하다. 33만㎡(10만평)에 달하는 전체 부지 중 3분의 1 정도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건립하고, 나머지 공간에는 복합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들어오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2007년 개장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여주의 프리미엄 아울렛이 26만4000㎡(8만평)의 대지에 3만3000㎡(1만평)의 매장을 갖추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매장의 상품구색을 구성함에 있어서 해외 명품의 비율을 80~90% 이상으로 규정하는 등 운영에 따른 세부 지침도 필요하다.
셋째, 입지에 관한 문제다. 계획에 의하면 서대전 IC 부근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접근성 면에서 광역상권을 커버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오히려 경부와 호남, 그리고 중부 고속도로가 분기하고, 당진~상주 고속도로 근처에 있는 신탄진이 지리적으로 훨씬 유리하다. 이곳은 서울에서 승용차가 출발해 1시간 30분 정도면 도달하는 거리로서 휴게소 기능을 수행할 수 있고, 많은 유동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시민단체와 대전시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 중에 현지법인화 문제가 있다. 현지법인화가 되면 세수가 증대되고,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인세의 10%만 부과되는 지방소득세는 세수 증대에 커다란 보탬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 거래가 신용카드로 이루어지는 현실을 고려하면 자금의 역외유출을 방지한다고 하는 것도 지나치게 단순한 생각이다. 오히려 사업 초기 단계에서 대규모 투자와 전략적 의사결정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본사 차원에서 경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자본과 사람을 유치해야 한다. 대전에 투자하겠다는 자본을 막을 이유는 전혀 없다. 프리미엄 아울렛의 개념에 충실한 유통시설이 들어오는 경우에는 대전의 지역경제에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치적 이유로 성격이 불분명한 복합 쇼핑몰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프리미엄 아울렛이 성공하게 되면 주변에 일반 아울렛 매장이 들어설 것이고, 이렇게 되면 전국적인 쇼핑몰 클러스터가 형성될 수도 있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명품 아울렛 매장이 이 지역에 들어와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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