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7일 야생조류 모니터링 검사과정에서 전북 익산시 춘포면 만경강에서 포획한 청둥오리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됐다고 8일 밝혔다.
야생조류에서 AI가 나타난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지만 충남은 겨울철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을 끼고 있어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팽배해 있다. 이미 서산 부석면 천수만 간척지 A,B지구에는 청둥오리와 가창오리 등 겨울철새 수십만 마리가 겨울나기에 들어갔다. 서산시에 따르면 이 일대에는 겨울 시작과 함께 모두 70여종 30여만마리의 철새가 날아와 서식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전북 익산에서 감염사실이 확인된 종과 같은 청둥오리도 2만여 마리 포함돼 있는 상태다. 이동 경로 등 정확한 조사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이동 중 전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산시 관계자는 “서산에서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적은 없지만 지난 해 12월 종오리 사육농가에서 저병원성 AI가 발병해 2만여 마리를 살처분한 사례가 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에다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차단망을 뚫고 확산 움직임을 보이면서 도내 축산 농가들의 긴장감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구제역 확산이 대부분 인편에 의한 감염으로 알려져 있어 축산 농가는 외부인의 농장 인근 접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자체 방역 차단망을 구축하는 한편, 방역당국의 철저한 방역체계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이모(49·보령)씨는 “구제역 발생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돼지 2만여 마리가 매몰된 이후 지역 축산농가들은 외부인 등의 출입에 매우 예민해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순환 수렵장 개방으로 농장 주변으로 외부인의 출입이 잦아져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며 “방역당국에 수렵장의 폐쇄 등 구제역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충남도와 각 시ㆍ군은 구제역 예방 대책은 물론 AI특별 방역대책 등 가축 전염병 예방을 위한 비상체계를 가동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와 함께 수렵장 운영으로 인해 자칫 가축 전염병이 확산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감으로 일선 시ㆍ군에 예의주시토록 했다.
도는 이날 도청 대회의실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철새 도래지인 서천 금강하구와 부여 웅포대교, 논산 강경천 등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AI 유입을 막기 위한 방역대책을 마련했다.
도는 철새 도래지 주변 가금류 농장에 대한 예찰 및 방역 강화와 함께 차량 등의 출입을 철저하게 차단하고, 가금류 농장에 그물망을 설치해 야생조류의 근접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행정기관 및 조합, 생산자 합동으로 가금류 사육농가에 대한 예찰을 실시하고 이 가운데 알을 5% 이상 덜 낳거나 폐사할 경우 즉시 관할 시ㆍ군 및 가축위생연구소에 통보할 것을 지시했다.
도 관계자는 “AI 바이러스의 특성과 국내 양계장 여건으로 미뤄볼 때 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구제역 확산 우려도 사라지지 않은 가운데 발생한 AI로 방역체계 구축에 어려움이 있지만 인력과 예산을 집중 투입해 가축 전염병을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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