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숭동]위기 극복을 위한 정치적 성찰

  • 오피니언
  • 사외칼럼

[한숭동]위기 극복을 위한 정치적 성찰

[목요세평]한숭동 충주대 석좌교수·전 대덕대학 총장

  • 승인 2010-12-08 14:52
  • 신문게재 2010-12-09 20면
  • 한숭동 전 대덕대 총장한숭동 전 대덕대 총장
G20회의가 우리에게 던져 주었던 메시지를 채 정리도하기 전에 연평도 포격은 국가 미래의 희망과 이상을 잠시 유보하고 '지금 여기(now and here)'를 직시해야만 하는 실존적 현실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민은 위기 대처와 극복을 위한 정치 지도자들의 국가 관리능력을 예의 주시하며 심리적 안정을 모색한다. 국민의 '화합과 단결'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 내기 위한 당위적 필요조건을 제언 해본다.

▲ 한숭동 충주대 석좌교수·전 대덕대학 총장
▲ 한숭동 충주대 석좌교수·전 대덕대학 총장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모든 분야에 걸쳐 패러다임의 전환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그리하여 지금은 생존을 위해서도 번영을 위해서도 융합과 통합이 필수적인 시대가 되었다. 정치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더욱이 우리는 급격히 팽창하는 중국을 비롯해 지구촌 4대 강국의 교차점에 놓여, 한 순간도 외면할 수 없는 남북분단의 역사적 현실을 실감하고 있다. 안에서 포용과 통섭의 정치를 할 수 없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이룩한 경제적, 문화적 성과가 한 때의 거품으로 끝나게 할 수도 있다. 우리의 민족적 자긍심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고구려가 분열과 질시로 인해 멸망함으로써 한민족에 큰 타격을 주고 만 아쉬운 과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야 말로 정치가 포용과 통섭의 시대 흐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할 때다.

지식정보혁명으로 인해 세계가 하나임을 실감하는 지구촌 시대의 이면은 승자 독식의 시대, 패자 다중의 시대를 의미한다. 이것은 극단적이고 냉엄한 부의 불균형 현상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며, 그동안 시민민주주의 이념인 자유와 평등의 상충관계 이상의 극단적 상황이 전개될 것임을 예상하게 한다. 그래서 고대 공동체 사회 이후 다시금 진정한 풀뿌리 생활정치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모두가 행복한 사회, 이것은 그동안 역사적으로 실패가 증명된 부의 재분배가 아니라 기회와 희망의 분배와 확산을 통해서 배려와 희망의 생활정치가 활성화 되어야 이룩될 수 있다.

생성과 소멸의 자연법칙처럼 인간사회에도 두 흐름이 존재한다. 변화와 발전의 흐름과 정체와 쇠퇴의 흐름의 두 측면이 그것이다. 크고 길게 보면 인류사회는 발전해왔다고 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살아남아 현존하는 그룹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며, 지금도 진정으로 발전하고 있는 선진사회는 소수이고 혼란과 파멸의 흐름이 주도하는 후진사회가 다수다. 사회를 병들게 하는 원인을 개인의 탐욕이라고 한다면 그 증상은 기득권의 누적으로 나타난다. 지금은 창의와 혁신을 요구하는 시대다. 사회전반에 제도적으로 혹은 관행적으로 쌓여 있는 기득권은 사회 구성원의 창의성을 말살하는 암적 존재가 된다. 기득권을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 혁신의 출발점이며, 혁신을 제도화하는 것이 정치의 소명이 되어야 한다.

정치인을 포함해 지식인을 규정하는 이데올로기 즉 정치사회적 이념은 좌와 우의 상대적 표현으로 구분된다. 이는 이념이란 본래적으로 절대적 극단주의를 배격하는 개념이며, 양 측면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나아가 이러한 정치사회적 이념은 어차피 다양하고 변화하는 현실상황과의 접목을 통해 형성되고 구현된다. 따라서 정치인에게 필요한 것은 이데올로기의 이전의 일관된 철학적 신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차피 현대 지식정보화 사회는 개인적 창의성과 집단 지성의 조화가 필요한 시대다. 지금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정치 지도자는 이데올로기적 영웅이 아니라, 창의적 구도자로서 국가와 사회의 안정과 발전의 방향을 제시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교육은 국민이 살아가는 이유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룬다. 특히, 서민이 갈구하는 직업교육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이 감동을 불러 일으켜야 강한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국민이 사람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질 높은 문화를 향유해야 한다. 다양한 문화의 뿌리를 가꾸고 선진시민의 문화생활이 담보될 수 있는 사회는 세계의 문화를 통섭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세계의 문화를 통섭하는 한국문화가 진흥될 때 우리는 세계 속의 진정한 한국인이 될 수 있다.

포용과 통섭, 배려와 희망, 창의와 혁신, 신념과 조화, 그리고 교육과 문화에 대한 새로운 정치 비전과 제도를 정치 지도자들이 창출해 내야만이 우리가 당면한 실존적 현실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3.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1.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