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찬]남북관계 대화만이 해법이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박종찬]남북관계 대화만이 해법이다

[시론]박종찬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

  • 승인 2010-12-08 14:06
  • 신문게재 2010-12-09 21면
  • 박종찬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박종찬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
천안함 사태에 이어 또 다시 대한민국의 젊은 청년 둘과 민간인 두 명이 희생을 당했다. 천안함 사건 이후와 마찬가지로 남한은 북한에 대해 강력한 응징을 다짐하고 있고, 또 다시 북한이 남한에 대해 도발할 경우 즉각 대규모로 북한의 군사시설에 대한 폭격을 하겠다고 발언의 수위를 올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북한한테 당하지만 말고 우리도 이번에는 북한을 전투기로 폭격이라도 해서 강력히 응징해 다시는 연평도 사태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 박종찬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
▲ 박종찬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
그러나 진짜로 남북한 갈등이 더 확대되어 북한의 포탄이 서울에 단 몇 발이라도 떨어질 경우를 상상해보면 그렇게 쉽게 북한과의 확전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전쟁이 발생할 경우 남한은 북한에 비해 잃을 것이 너무 많다. 인명 피해 면에서는 군인, 민간인을 포함해 양쪽 모두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당장, 내 아들 딸이, 아니 자신이 죽을 확률이 암에 걸려 죽을 확률보다 높게 올라간다면 전쟁을 쉽게 얘기하지 못할 것이다. 자신의 아파트 값이 폭락하고, 환율이 치솟고, 금리는 폭등하고, 수출과 투자는 급감해 한국의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질 것이다. 지금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로 선진국에 비해 남부럽지 않게 살아왔던 생활 방식이 완전히 바뀔 것이다.

우리는 현 시점에서 냉정하게 전쟁과 평화에 대해 생각해보고 무엇이 우리의 안전과 행복을 위하는 것인지 깊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아울러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해법이 꼭 북한을 지금과 같이 궁지로 몰아세워 막다른 골목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물려고 달려들 듯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최선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국제관계를 풀어가는 방식은 크게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전쟁과 같은 힘에 의한 방식과 외교와 대화를 바탕으로 한 방식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남북한 관계를 힘에 의한 방식으로 풀려고 할 경우 우리에게 손해가 너무 크다는 것을 북한이 알기 때문에 남한의 군사적 위협이 북한에게는 먹히지 않는다.

경제학에서 두 개의 기업이 치열하게 가격을 인하하면서 상대방을 몰아내려고 경쟁하는 경우를 게임이론으로 분석하는 '약탈적 가격(Predatory Pricing)이론'을 적용해 남북관계를 분석해 보면, 왜 북한이 남한의 위협을 진실성이 없다고 보는 지 분명해지고, 결과적으로 남한은 북한을 군사적 대결로 가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약탈적 가격 이론에서는 대형약국과 소형약국이 대결하는 단순한 경우를 예로 들고 있다. 양쪽 모두 자본과 비용 조건 등 모든 조건이 유사하다고 가정한다.

이 경우 대형약국은 소형약국을 몰아내고 시장을 독차지 하기위해 약품의 가격을 원가 이하로 인하해 소형 약국이 손해를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도록 만들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대형약국의 이러한 전략은 소형약국한테 전혀 위협이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같은 조건하에서 대형약국의 원가 이하 판매는 궁극적으로 판매량이 많은 대형약국의 손해가 소형약국의 손해보다 시간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져서 궁극적으로는 대형약국이 가격인하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대형약국과 소형약국의 이러한 게임을 남북한 관계에 적용해도 똑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대형약국에 해당하는 남한은 북한이 도발하면 더 이상 참지 않고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천안함 사태 이후 줄곧 주장해 왔다. 그러나 북한은 남한의 이러한 협박이 신뢰성이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약국 게임에서 보는 것처럼 북한보다 경제적으로나 국제적 위상으로나 훨씬 우위에 있는 남한이 국지전이든 전면전이든 한반도가 불안정 상태에 빠지게 되면 손해가 훨씬 크다는 것을 북한이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약국이 소형약국을 몰아내는데 성공하려면 소형약국보다 자본이 훨씬 많다든가 하는 우위에 있는 경쟁수단이 있어야 한다. 남한의 경우 북한을 강력히 제압할 수 있는 미국의 군사력이 있지 않는가 생각할 수 있지만, 세계의 패권국가로 미국과 대결하는 중국이 북한 뒤에서 버티고 있어서 이 것 또한 상쇄되어 버린다. 이래저래 남한의 확전 위협은 북한에게는 진실성이 없게 받아들여져 군사적 위협으로는 북한이 굴복하지 않게 된다.

결론적으로 북한과의 문제는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우리 국가나 국민 개개인 모두에게 가장 바람직한 합리적 해결방법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2.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3.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4.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5.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1.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