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정부의 무관심 속에 직접 국제법정에 서서 자신의 피해 사실을 호소했지만, 인정사정보지 않는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의 힘 앞에서 신음밖에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사고 피해 신고는 7만2508건으로, 이 중 배·보상금을 신청한 것은 6만9889건(1조2169억12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 중 IOPC에서 사정된 것은 1만4716건, 피해가 인정된 것은 9997건(284억9500만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4719건은 불인정됐다.
배상금이 지급된 것은 1422건에 152억200만원에 그친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는 2008년 관련 특별법을 제정하고, 특위와 조정위까지 구성해 놓고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아 지난 3년 간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주민들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불만과 불신, 비난이 팽배하다.
그것도 모자라 정부는 피해지역 주민들의 암검진비로 편성했던 14억 원의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복지부에서 신청했지만 기획재정부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다행히 이 예산은 국회 해당 상임위에서 살려놓았고, 이제 계수조정소위 등을 거쳐야 한다. 정부는 또 피해 주민들의 생계 지원을 위해 당초 무이자로 지원한 생활안정 융자금(1만8000건·478억원)도 연체 이자 부과를 검토하는 등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다.
여기에 정부는 2008년 9월 국도확·포장 등 33건에 1736억원, 2009년 3월 마을어장 환경개선 등 50건에 1733억 원 등 3469억원을 들여 지역경제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지원된 예산은 62억원(1.79%)에 불과하다. 수십조에 달하는 4대강 사업 예산은 어떻게든 충당하면서도 유류유출 사고 피해와 관련한 예산에는 극도로 인색한 정부의 태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도의 재정적 여건, 두 개의 광역자치단체에 걸친 점 등 현실적으로 이 문제를 도 차원에서 풀어가는 것은 어렵다”며 “정부가 능동적으로 나서 피해주민 배보상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기존의 지원책을 책임있게 추진하고, 다각적인 지원책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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