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위기서 잘나가는 학교로… '비밀이 뭐야?'

폐교위기서 잘나가는 학교로… '비밀이 뭐야?'

■ 연기 연서중학교

  • 승인 2010-12-07 14:07
  • 신문게재 2010-12-08 9면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아무런 말이 필요없다.

더하고 빼고하는 추임새는 더더욱 필요없다.

단지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는대로 이해하면 된다. 언제부터인가 농산어촌의 소규모 학교는 학생수의 감소로 폐교위기에 처해지는 게 일상이다. 그나마 면단위 지역에서 최소한 1개 학교는 유지될 수 있도록 한 게 다행이면 다행이다.

그래서 일부 면지역은 전교생이라고 해봐야 50명도 채 안되는 경우가 많다. 한 학년이라고 해야 3~4명이고 고작이고 그것도 다문화가정 학생이 한 둘씩 포함돼야 한다.

그러다 보니 모두가 형제자매다. 아니 학교 전체가 한 가족이다. 학교 통폐합 말만 나오면 이런 학교는 움찔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연기군에 자리잡은 연서중학교(교장 송한규)도 한 때는 사정이 그랬다. 폐교를 눈앞에 두고 있다 어느 한 순간, 학교가 점점 커져 또 다른 고민이다.

인근지역으로 입소문이 자자해지면서 연서중은 요즘 연일 학부모들의 입학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그것은 연서중이 도내를 대표하는 청정학교라는 이름을 알리면서부터다. 그리고 학력증진과 인성교육에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음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 결과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교생이 40여명으로 겨우 3학급을 유지하며 폐교문턱까지 갔지만 올해초 4학급으로 학생수가 늘어나면서 현재는 79명이 다니고 있다. 내년에는 5학급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리고 내후년에는 특수학급을 포함해 7학급으로 급신장을 예고하고 있다. 작지만 알찬학교의 모습이 미리부터 그려진다.

폐교위기까지 내몰리다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연서중의 저력은 과연 무엇일까.

바른품성 교육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서로를 인정하며 마음을 담아 전하는 인성교육의 장은 언제나 그렇듯이 말보다 실천이 앞선다.

청정학교 이름을 더높이고 있는 연서중의 바른품성 5운동을 살펴본다.

▲칭찬·질서터치=칭찬문화는 건전한 인간관계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선행과 예절, 우정 등 분야별로 나눠 칭찬할 만한 행동을 하는 학생을 칭찬해주는 것은 모두의 기쁨이다. 때문에 이 학교 학생들의 칭찬은 끊이지 않는다.

학교측도 이를 잘 알고 학교홈페이지에 바른품성 칭찬하기 코너를 운영해 월별체크리스트를 정해 가장 많이 칭찬을 받은 학생을 선발, 분기별로 표창한다. 이렇게 칭찬으로 열어가는 마음은 올바른 인성의 뿌리를 다진다.

연서중 칭찬덕목의 또 다른 자랑은 학생과 교직원이 하나되는 생일축하 행사다.

청소년기 형성된 우정과 좋은 친구관계는 훗날 원만한 대인관계를 만드는데 크게 기여하기에 학교측은 분기별로 학생들의 생일을 함께 축하하고 있다. 생일축하 행사때에는 친한 친구가 생일을 맞은 친구에 대해 좋은 점 등을 전교생 앞에서 발표하는 등 서로의 우정을 돈독히 한다.

생일축하 행사에는 생일을 맞는 교직원들도 함께해 학생과 교직원 모두가 하나되는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이 학교는 질서의 중요성을 실천에서 찾는다. 월별 체크리스트를 통해 복장은 단정히 하고 다니는지, 실내에서 뛰지 않는지, 화장실은 깨끗히 사용하고 있는지, 버스 승하차시 차례를 잘 지키고 있는 지를 스스로 체크하면서 실천내용과 소감을 실천기록장에 작성토록 한다.

우수학생을 추천해 학기별로 시상을 해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봉사·예절터치=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했다. 즉,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른 구성원들과 상호관계를 형성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게 인간이다. 때로는 도움을 받기도 하고,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학생들에게 봉사의 기쁨을 알게해주는 것은 사람답게 사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학생들은 관내 불우노인들이 기거하는 사랑의 마을과 노인회관을 수시로 찾아 안마를 해주거나 말벗도 돼주고, 청소를 하는 등 체험중심의 봉사활동을 전개하면서 더불어 생활하는 이웃사랑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알아간다.

예절 역시 사람답게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매우 소중한 덕목이다. 예의바른 '동방예의지국'에서 '세계예의지국'으로 계승발전할 수 있도록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몸에 밴 예절학습을 생활속에서 채우고 있다.

▲애국심터치=얼마 전 한국청소년개발원에서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전쟁이 발발했을 때 나라를 위해 싸우겠다는 학생은 1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조국을 위해 몸을 바친 위인들에 관한 시험문제가 출제되면 정답을 잘 알고 있는 학생들이지만 위인전은 말 그대로 위인전일뿐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상황인식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서중은 나라사랑에 관한 지식도 중요하지만 몸으로 체험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판단, 인근 군부대 장교를 초빙해 생동감넘치는 나라사랑 교육을 실시한다. /이승규 기자 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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