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이 범죄 예방 수단으로 활용되거나 범죄 도구로 악용되는 등 순기능과 역기능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출시 이후 민간 보안업체들이 잇따라 내놓은 '신변 안전' 어플은 기존 휴대폰 호신 기능을 한층 업그레이드 했다.
위급상황 발생 시 휴대폰을 흔들면 위치정보가 이미 저장된 전화번호로 자동 발송되는가 하면 112 등에 통화가 연결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때문에 심야에 귀가하는 여성들의 호신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직장인 김 모(26ㆍ여)씨는 “밤늦게 퇴근하는 경우가 많아 휴대폰에 호신 어플을 다운받았다”며 “만일의 경우 내 위치 정보를 알릴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이 출시한 '미싱 차일드(missing Child)' 어플은 실시간으로 실종아동 정보와 실종 예방 정보를 제공한다.
실종아동 조기 발견과 2차 범죄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수사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어플의 순기능과 달리 일부 어플은 성폭행 등 각종범죄의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
이달 초 서울에서 여성 11명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덜미를 잡힌 30대 남성은 스마트폰의 대화 어플을 통해 여인들을 유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어플에서 만난 여성들을 직접 만나 약물을 이용해 실신시킨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월에는 사용자의 동의 없이 휴대폰 번호와 국제단말기인증번호 등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한 어플 배포업체 관계자 등 4명이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일부 미팅 또는 만남을 전문으로 하는 어플은 남녀 사이에 1대 1로 접속이 가능해 성매매 창구로 악용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특정 어플 위험성 등을 사용자가 판단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구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충남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수많은 어플을 모두 분석할 수는 없겠지만 대중에 자주 노출되는 것은 그동안의 순기능이나 역기능에 대한 내용과 제작자에 대한 정보를 분석, 공개하는 것이 어플 역기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으로 본다”고 조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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