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의 납은 대표적인 '신경독'이다. 공기와 토양, 먼지, 물 등 환경 속에는 어디든지 존재해 몸에 축적되면 수년에 걸쳐 배출되면서 중추신경 특히 영구적 뇌손상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엄격한 관리기준이 적용된 우리나라 혈중 농도기준은 10㎍/㎗다. 따라서 이번 단국대병원의 조사에서 전국 8개 지역 가운데 가장 높은 천안시(2.09㎍/㎗)도 기준치와 비교하면 '급성중독'을 유발하지 않는 낮은 수준이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수준에 불과해 관리기준 입장만 따진다면 아무 걱정도 없는 상태다.
하지만, 혈중 납 농도는 옅은 수준이라도 농도가 짙으면 높을수록 지능지수(IQ)가 떨어지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유병률이 높아진다.
이는 단국대 하미선 교수가 조사대상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혈중 납 농도와 ADHD 유병률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연구결과에서도 드러난다.
하 교수는 “기준치 이하라 하더라도 납의 혈중농도가 높아질수록 ADHD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며 “ADHD와 환경 유해인자와의 관련성이 확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경로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농촌이거나 집안사정이 어려울수록 어린이의 혈중 납 농도가 올라가는 특징을 보였다. 천안은 농촌지역 어린이가 조사대상이었음이 이를 방증한다. 산업지역과 도심지역으로 갈수록 혈중 납 농도는 옅어졌다.
하 교수는 “88올림픽 이후 대기 중 휘발유에 의한 납농도는 줄었지만 아직도 페인트, 도기, 장난감, 놀이터 기구, 오염된 물 등 노출원은 여전하다”며 “혈중 납의 농도는 사회경제적 수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계층단위별 대책마련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천안=맹창호 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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