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9일 안동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은 초기에는 안동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구제역 차단 방역에 성공하는 듯 보였으나 이날까지 모두 30건으로 크게 늘면서 전국의 축산농가들이 초긴장 상태다. 게다가 대구에서 접수된 구제역 의심신고가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구제역 공포는 더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4월 8일 경기도 강화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경우 첫 발생 신고가 된지 열흘 동안 차단에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11일만에 김포로 확산된 뒤 이틀만에 충북 충주로 다시 열흘만에는 청양, 홍성까지 빠르게 번져나갔다.
이처럼 초기 구제역 방역망이 뚫릴 경우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축산업이 규모화되면서 사료 공급 이동 등 광역단위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전국적으로 발생한 구제역도 강화 지역 농장주가 김포를 방문하고 청양과 홍성의 농장에 같은 사료 공급회사가 사료를 납품했기 때문으로 역학조사결과 확인된 바 있다.
이처럼 구제역이 확산 움직임을 보이자 도내 축산 농가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특히 안동의 한우 농가에 방문한 사육사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돼지 2만여 마리가 매몰되자 외부인에 대한 경계를 드러내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보령의 한 농장 주인은 취재진의 출입을 경계하며 “외부인 출입을 차단하기 위해 농장 입구에 차단막을 설치하고 있다”며 “외부인의 방문이 반갑지 않다”고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충남도와 각 시군 역시 구제역 확산 차단에 초점을 맞추고 방역망을 구축하는 등 구제역 확산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 관계자는 “구제역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각 시·군마다 예찰활동을 강화하는 등 특별 방역대책을 추진 중”이라며 “구제역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민들의 반대로 일시 작업이 중단됐던 보령 천북면 돼지 매몰 작업은 4일부터 다시 순조롭게 진행돼 5일 오후 모두 마무리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경북 안동 구제역 발생지역을 다녀온 수의사가 보령 농장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난 3일 예방 차원으로 이 농장에서 사육중이던 돼지 2만1000마리를 인근 국유지에 매몰하기로 했으나 마을 주민들이 환경오염 등의 이유로 반대하면서 작업이 중단된 바 있다. /이시우 기자 jabd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