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파동 '국내산 둔갑' 주의보

한우 등 도축량 줄어… 수입산 원산지표시 위반업소 단속 시급

구제역 여파로 국내산 육류 물량이 줄어들면 원산지 표시를 속이는 위반업소도 그만큼 늘어나는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당국의 철저한 단속이 요구된다. 2일 행안부 및 지자체에 따르면 경북 안동발 구제역이 확산되는 양상을 띠는 가운데 국내산 육류 물량 부족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구제역 발생으로 도축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육류 음식점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연말연시 급증하는 모임 및 회식에 맞춰 국내산 육류를 공급받지 못하면 매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내산 육류를 공급받지 못하는 음식점들로서는 물량이 줄면 어쩔 수 없이 수입산 육류를 내놓을 수 밖에 없다. 그동안 국내산 육류만을 고집하던 전문음식점들로서는 원산지 표시 위반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육류 음식점 대표 오기연(55ㆍ대전 서구 둔산동)씨는 “국내산만을 내놓는다고 그동안 광고를 해놓은 상황에서 만약 물량이 크게 줄어들면 고기를 팔지 않을 수도 없고 수입산이라고 팔수도 없고 진퇴양난”이라며 “어쩔 수 없이 불법을 저지를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올해의 경우, 연말연시와 구제역이 겹쳐 육류를 대상으로 하는 원산지 표시 위반을 집중 단속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 서맹렬 원산지계장은 “얼마전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 재료에 대한 원산지 표시 위반사례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육류로 옮겨갈 것 같다”며 “그동안에도 해마다 연말연시를 맞아 원산지 표시 위반에 대한 단속에 들어갔지만 단속 수위를 한층 높여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농관원 충남지원은 지난 김장철동안 중국산 배추김치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한 음식점 7개소와 깐마늘 도매상 1개소를 적발, 형사입건하기도 했다.

/이경태 기자 79yk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