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필로티가 있는 층입니다. 가격은 싸지만, 너무 시끄러울 것 같아 거의 포기할까 생각 중입니다.”
오는 8∼10일까지 계약을 앞두고,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예비입주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청약률 240%를 기록할 만큼 높은 인기를 얻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지만, 층과 향, 생활 여건 등에 대한 걱정이 쏟아지면서 계약 포기는 물론, 프리미엄을 노리려는 청약자들이 느는 분위기다.
1일 LH 세종시 본부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첫마을 미계약 물량에 대한 문의는 물론 아파트 층과 향, 구조를 비롯한 주거 여건에 대한 청약 당첨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문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건 바로 저층 당첨자들이다.
A 청약자는 “1층에 당첨됐는데, 필로티가 아닌 호수가 됐다. 앞은 유아놀이터라 고민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는 “바로 아래에 필로티가 있는 층이다. 가격은 싸지만, 시끄러울 것 같아 거의 포기할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구조에 대한 불만도 있다.
저층에 당첨된 B 청약자는 “저층에 당첨된데 다, 원형기둥까지 있어서 실망”이라고 했고, 복층에 당첨된 한 청약자는 “복층구조에 맘에 들었지만, 4명의 가족이 살기에 25평형(84㎡)이 너무 좁아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벌써부터 전매와 프리미엄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부동산 관련 온라인 카페 회원은 “1년 후 전매했을 때 프리미엄이 붙을지. 판다면 양도세가 얼마나 나올지 궁금하다”며 “사는 게 좋은지, 파는 게 좋은지, 어떻게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첫마을 아파트를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솔직히 동이나 층, 향 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첫마을은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며 “국정운영의 핵심기관들이 입주해 세종시의 위상을 갖추면 최고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세종시 본부 관계자는 “저층이라는 이유로 포기하는 이들의 상당수는 실거주가 아닌 투자목적이 많을 것”이라며 “하지만, 분명한 건 교육과 복지, 교통 등 주거환경은 물론, 첫마을이라는 상징성만으로도 후회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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