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용균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 |
결국, 정부는 이번 도발로 하여금 뒤늦은 감이 있지만 지난 정부에서 세웠다는 서해 5도의 군 전력 감축 계획을 수정, 대폭 증강하게 되었다. 해병대의 병력감축도 백지화했고, 군의 교전규칙도 개정하기로 했다. 국방부에서는 이미 북한의 정황으로 볼때 이런 사태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철저한 대비를 못 했기 때문에 국민의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지난 정부의 햇볕정책은 국방백서까지 주적개념을 삭제시켰고 국방비 예산도 삭감되었다. 필자가 군복무 시절 뜻있는 군인들이 이에 허탈해하는 모습을 보았다. 군인은 명예와 사기를 먹고살며, 군인은 자신을 길러낸 국가와 민족을 위해 언제든지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기꺼이 바칠 수 있는 참 군인이 되고자 한다.
지난달 28일 모 TV언론보도에 의하면 김태영 국방장관이 국회출석 중 발생한 연평도 포격사건이 있어도 의사진행 일정으로 그 자리를 즉시 떠나지 못했다는 보도를 보고 안보위기를 느끼지 못한 국회의원이 있어 한심스러웠다.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냉철하게 대처하는 의원의 모습이 아쉽다. 그리고 반드시 짚고 갈 것은 연평도 해병대에 K-9 자주포가 6문뿐이라고 한다. 적의 포 거리 안에 있는 연평도를 작전지역에서 포기 한 잘못된 국방정책이다. 국방비의 예산편성도 전술전략 보다는 입김이 센 군에게 편중되다 보니 매년 해병대가 요구하는 예산이 뒷전으로 밀려난 결과로 본다. 그래서 국방부를 육방부라고 비아냥하기도 한다. 최전방 연평도에 배치된 K-9자주포 관리가 허술하다고 지적받고 있다는 것은 전투부대로서 치명적인 이야기다. 그러나 병력과 무기 모든 면에서 열악한 것을 알면서 죽기를 각오하고 섬을 사수한 해병부대의 사기를 저하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작전 중에 철모에 불이 붙는 극한 상황에도 사격을 멈추지 않던 귀신 잡는 해병의 정신, 빗발치는 포탄 속에서 부하와 동료를 구출했다는 요즘 젊은 세대답지 않는 해병대, 왜 극기의 한계를 찾으려는지 그 마음을 이해하겠다. 연평도 도발 전투는 해병들의 잘못만이 아니라 연평도를 변방에 두고 돌보지 않은 책임자가 있었음을 모든 국민이 알게 되었다. 이제라도서해 5도에 사령부를 창설한다고 하니 다행이다. 북한이 대한민국을 절멸시키려 할 때 우리가 취하는 방안이 무엇인가 강력한 대책이 강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북한은 대한민국을 주적개념으로 삼고 있으며 호전적인 그들의 술책을 우리는 그동안 너무 잊고 살아왔다. 우리는 지금까지 자제해 오며 무기력하게 당해왔으며, 그들의 신무기 실험용이 되어왔다. 힘없는 정의는 무력할 수 있다는 냉엄함을 이번 연평도 포격사건에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달 29일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에 “더 이상의 도발은 인내할 수 없다”는 것을 천명했다. 이번 연평도 포격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국민 모두가 하나 되어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다시금 결의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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