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특성상 스트레스와 심리적 고통이 날로 가중되고 있지만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장치는 미비하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행방불명 된 지 보름 만인 지난달 29일 전북 김제 모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서천경찰서 A경위는 업무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 탓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에서 발견된 A경위의 유서에서도 이같은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6년 자신의 집에서 자살한 옛 천안경찰서 B 과장 역시 과중한 업무를 못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경찰관은 격렬한 집회·시위와 끔찍한 사건 현장 등을 다루기 때문에 여타 공무원보다 업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심리적 압박이 크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전 및 충남경찰청이 이같은 직원들의 고충을 치유 및 예방장치는 부실한 실정이다.
구체적인 심리치료 및 자살예방 교육은 아예 없고 경찰 교육기관인 지방학교에서 시행하는 인성교육이 고작이다.
그나마 이 교육도 포괄적인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심리치료 등에 대한 전문 교육이 불가능하고 입교(入校)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교육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타 지방청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관련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천청은 병원, 정신보건센터, 변호사회 등과 연계해 경찰관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마음클리닉'을 지난해 도입했다. 소속 경찰관은 자신이 희망하면 전문의 등을 만나 스트레스, 고민 등의 상담이 가능하다.
소속 경찰관의 자살 사고가 잇따랐던 광주청은 자살예방프로그램을 최근 도입했다. 전문가 강연, 우울증 자가진단 테스트를 통해 사고 방지에 나서고 있는데 일선서로 이 프로그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지역 경찰 관계자는 “심리치료 및 자살예방이라는 이름으로 된 교육프로그램은 없지만, 지방학교에서 관련 내용을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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