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시험 가동 중에 빚어진 실수라 해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뒤 뒤숭숭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잘못된 정보는 국민 혼란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는 지적이다.
29일 오전 10시 39분께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소방방재청 재난정보'라는 제목의 뉴스가 게시됐다.
구체적인 재난명을 적시하지 않고 중앙민방위 경보통제소가 현재 실제 경보 상황을 해제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재난지역은 대전시, 발령시간은 이날 오전 10시 37분 22초로 나와있었다. 이 포털사이트에는 대전뿐만 아니라 충남, 경남 지역을 대상으로도 같은 내용의 뉴스가 게시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소방방재청으로부터 뉴스를 공급받는 내부망에 이런 내용이 있어 인터넷에 노출시켰다”고 게재 경위를 설명했다.
확인 결과 이는 소방방재청이 경보시스템을 시험하는 과정에서 생긴 실수로 드러났다. 소방방재청은 지난 5월부터 각종 경보 발령 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관련 내용을 전파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연말 정상 서비스 제공을 앞두고 이를 시험하는 과정에서 허위 정보가 인터넷에 노출된 셈이다.
연평도 포격 뒤 시시각각으로 전해지는 속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시민들은 이날 오전 네이버에서 뉴스를 접한 뒤 큰 혼란에 빠졌다.
시민 이 모(40)씨는 “서해 5도 긴장감이 고조되는 마당에 소방당국이 대전에 경보상황을 발령했다는 소식에 공습 위협 상황은 아니었는지 매우 놀랐었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도 “중앙(소방방재청)에서 대전에 경보를 발령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는데 인터넷에 이런 뉴스가 올라와 당황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가상의 내용이라면 뉴스 가운데 '실제 상황이 아니다'라는 설명을 달아 국민 혼란을 막았어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은 실수를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외부 업체에 의뢰해 시스템을 시험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생긴 것 같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해명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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