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요]고령화 시대의 소명

[남상요]고령화 시대의 소명

남상요 유한대학 보건의료행정과 교수ㆍ사회복지법인 성재원 상임이사

  • 승인 2010-11-29 14:09
  • 신문게재 2010-11-30 9면
  • 남상요 유한대학 보건의료행정과 교수남상요 유한대학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7%를 넘어서면 본격적인 인구의 고령화가 시작된다.

▲ 남상요 유한대학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 남상요 유한대학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우리나라는 2000년에 인구의 고령화가 시작되었고 이웃나라 일본은 그보다 30여 년 전인 1970년에 이미 고령화가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된 나라는 일본이었으나 이제는 우리나라가 세계최고의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2015년을 정점으로 줄기 시작하지만 인구학회의 추계에 의하면 노인인구는 증가를 계속해 2030년이 되면 24.1%로 선진국 평균수준을 넘어서고 2050년이 되면 37.3%로 노인인구비율은 세계최고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노인인구의 폭발적 증가는 핵폭탄보다 더 무서운 재앙을 가져온다고 한다. 국가적 위기 상황이다. 우리가 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건강, 보건, 의료, 복지, 요양, 문화, 산업 등의 문제에 전 방위적으로 대처해 성공적인 모델을 이루어내지 못하면 선진국으로의 진입은 커녕 경제의 붕괴로 커다란 위기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우리의 삶의 기반이 되는 지역사회에서도 고령화에 대비한 성공적인 도시모델을 찾아내야 한다. 이미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건강도시가 추진되고 로하스, 슬로 시티가 주목을 끌고 고령자 촌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레저시설과 복지시설이 어우러진 일본 고베의 행복촌을 비롯해 광주의 건강촌, 화성시의 웰빙타운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앞 다투어 이러한 시도를 추진하고 있다. 성공의 관건은 도시전체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교통체계, 보건, 의료, 복지, 요양, 주택, 문화가 망라된 지역사회 기반의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궁극적으로는 경제성장까지 도모할 수 있는 모델이 되어야 한다. 일본 정부주도로 시행하고 있는 '건강서비스 산업도시 모델'은 건강과 복지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어 한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보건, 의료, 복지, 요양이 통합된 그리고 재가위주의 예방에 중점을 둔 제도시행은 세계적인 트렌드다. 고령화시대의 과제는 어떻게 복지를 희생하지 않고 재정부담을 경감할 것인가? 어떻게 재가 케어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 커뮤니티 케어시스템을 구축할 것인가? 어떻게 고령자 본인의 자립의지를 촉구하고 지원하는 방향의 시스템을 구축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유엔에서 제시한 고령자의 자립(Independence)과 참가(Participation), 케어(Care), 자기실현( Self-Fulfillment), 존엄(Dignity)의 원칙이 지켜지는 방향으로 모든 제도와 서비스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의 선친은 45년전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지원이 부족한 척박한 여건에서 '국가는 제도로 사회는 참여로 우리는 자활로'를 모토로 장애인의 사회복귀를 위한 사업을 시작해 의료, 교육, 직업, 스포츠 등 각 방면에 걸친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서비스가 가능한 굴지의 종합재활시설로 발전시켰다. 이러한 민간의 희생과 노력 그리고 복지국가를 향한 정부의 지원덕택에 아직 개선의 여지는 많기는 하지만 그동안 장애인의 인권과 생활은 눈부시게 개선되어 왔다.

이제 고령화 사회를 맞이해 열악한 제도와 현실에서 늘어만 가는 독거노인과 노인의 고독사, 노인수발에 따른 가정붕괴 등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눈앞에 보면서 선현의 뜻을 이어 받아 고령화 시대의 파이오니어로서 지역사회와 협조하여 성공적인 모델을 이루어내고 장애인과 노인을 포함한 모든 사회의 구성원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남겨진 우리 모두에게 부여된 시대적 소명이요 사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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