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행정 '30년 안전불감증' 불러

　<속보>=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대전철도차량정비창에 기숙사를 30년간 무허가상태로 운영해 온 것은 건물 완공 후 수십 년 뒤에야 건축물대장에 등재하는 늑장행정과 그사이 관련 안전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대덕구는 코레일의 무허가 건축물을 양성화할 방침이지만 이 건물을 기숙사 또는 아파트로 볼 것인지, 사용승인 법적시점을 언제로 할 것인 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코레일의 무허가 건축물에 해당하는 대덕구 상서동 ㄷ아파트의 11개 동은 법적 기준을 맞추지 못해 지난 1993년 건축물대장 등재신청에서 제외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기숙사 건물이 지어진 것은 1980년 초였지만, 건축물대장에 등재된 것은 1993년이어서 그사이 강화된 소방시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이 건축물에 소방설비 완공검사 필증이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까지 무허가 건축물인 11개동(460여세대)은 거실, 방, 부엌이 함께 있는 아파트 형태로 당시 기숙사라고 신고한 옛 철도청과 달리 대덕구는 이를 아파트로 판단해 공업지역에 지을 수 없다고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코레일은 2009년 8월에도 등재신청을 했으나 긴 시간이 흘러 대덕구와 코레일 모두 관련 서류를 찾지 못해 현재까지 무허가 건축물로 남게 됐다.

　이에따라 대덕구는 코레일의 무허가건축물에 대한 양성화에 나설 방침이지만, 이곳이 건축법상 아파트에 해당하고 소방 등 현재의 규정을 적용할 계획이어서 코레일 측과 상당한 이견이 예상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1980년 이곳에 기숙사형 아파트를 지을 당시의 기준으로 건축물대장에 등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대덕구 관계자는 “11개 동의 무허가건축물을 양성화할 방침으로 올해 건축승인에 들어가는 만큼 현재의 소방과 안전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