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 없는 진료수당 받는 보건소장

지역의 의사 보건소장들이 진료는 하지 않지만 연평균 1000여만원의 ’진료수당’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의사 보건소장들은 의료진이 결원하거나, 신종플루 확산 등 비상시가 아니면 별다른 진료는 하지 않고 있지만, 진료시간 등과는 별도로 정기적인 진료수당을 받아오고 있는 것.

28일 대전시와 충남도에 따르면 현재 대전 4개 구, 충남의 1개 시(병원급 2개 제외)에 의사 보건소장이 임명돼 있다. 하지만 이들 의사 보건소장은 매년 900여만원~1100여만원까지 ‘의료업무 수당(진료수당)’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공무원 수당업무 처리지침’은 의료업무 수당 지급 대상은 해당업무에 직접 종사하는 공무원 중 4급이상 고위공무원의 경우 의무, 약무, 간호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공무원’에게 지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즉, 직접 환자를 돌보지 않을 경우 의료업무 수당은 지급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대전의 경우 각 자치단체마다 의사 보건소장 외에 각 2명 이상의 진료의사가 배치돼있다.

　이들이 진료를 전담하고 있으며, 각 지자체는 의사 보건소장이 진료를 보는 경우는 정기적이지 않고 연간 몇 차례 미만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과거 보건소에 진료의사가 없이 보건소장들이 직접 진료를 하는 경우가 상당수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진료의사 배치와 공보의 배치, 보건소의 진료업무 축소 등의 영향으로 의사 보건소장들의 역할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자치단체들은 유능한 의사 보건소장 영입을 위해 급여 보전 수단이 필요했고, 이를 명목상 의료업무 수당으로 지급하고 있어 수당 명목 개선도 요구되고 있다.

지역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최근들어 보건소의 진료업무가 점점 축소되고 있고 정책 위주의 사업을 펼치다 보니 행정적인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의사보건소장의 수당은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모두 같은 현상이며, 규정과 조례에 의해 지급하고 있는만큼 정부차원의 검토가 있어야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지역 지자체 보건소장은 “과거 신종플루가 발생해 전국적인 비상 시국이었을때는 의사 보건소장들이 진료를 하는 등 역할을 톡톡이 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의사 보건소장이 아닌 지역도 자치단체내 병·의원들의 도움으로 비상시국을 잘 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환경이 바뀌었으면, 그에따른 수당 명목 개선이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해 이런 결과가 초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