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무호 충청지방통계청장 |
우리 충청지방통계청에서는 매년 이맘때면 사망과 사망원인에 관한 충청지역 통계자료를 제공하고 있는데 올해 일곱 번째로 자료를 준비하면서 새삼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됐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편리해진 접근성, 건강에 대한 관심의 증가, 건전한 생활양식의 정착 등 전반적인 여건이 개선되면서 2008년 출생아의 기대수명이 80.1세로 나타났다.
이번에 공표한 우리 충청지역의 2009년 사망원인 1순위는 암(癌)으로 나타났으며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3대 주요 사망원인들의 사망 구성 비율은 대전 47.3%, 충북 46.0%, 충남 45.7%로 거의 50%를 육박한다.
이 중에서도 특히 암 사망률은 심장질환의 거의 3배, 뇌혈관질환의 2.5배 이상 높게 나타나 암을 생활질병이라고 일컫는 이유를 실감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병(病), 불의의 사고, 자연사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언젠가 한번은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최근의 추이를 보면 우리나라도 과거에 비해 잘 살게 되면서 고칼로리의 음식섭취 증가 등 식습관의 많은 변화로 각종 성인병이라고 일컫는 질병에 의한 사망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암이나 뇌혈관질환 등과 같이 과거 선진국에서 많이 나타나던 질병을 앓는 사람을 주변에서 쉽게 만나게 되는데 그만큼 우리에게도 흔한 질병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최근의 암 발병 종류를 보면 위암과 대장암은 대체적으로 소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폐암은 남녀 모두 조금씩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미국 암협회에서 내놓은 최신 공식집계에 따르면 거의 2만 명에 이르는 사람이 매일 암으로 사망하고 있는데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순위로 선진국 남성의 경우는 전립선암, 폐암, 대장암 순이며 여성의 경우는 유방암, 폐암, 대장암 순으로 높다고 한다.
암(癌)이라는 한자를 가만히 잘 살펴보면 입 구(口)자가 세 개나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혹시 너무 불필요하게 많이 먹어서 우리 몸에 이런 탈들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이 생긴다.
지난 10월 보건복지가족부에서 발표한‘한눈에 보는 OECD 보건지표 2009’에 따르면 OECD 국가들의 주요 사인(死因)이 심혈관질환, 암 순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주요 사망원인 순위와 크게 다르지 않게 나타났다.
또한 여러 가지 사망원인 중 자살률의 증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OECD국가들 역시 매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자살은 개인적인 쇠락 뿐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배경의 타락을 보여주는 것으로써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의 2006년도 자살률이 인구 10만 명당 21.5명으로 OECD국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OECD 평균인 11.1명을 훨씬 웃도는 결과다.
최근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사회통합의 약화, 노년층에 대한 전통적인 가족기반의 쇠퇴가 자살률의 증가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가 든다.
더불어 유명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로 일부에선 베르테르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우리사회 전반적으로 건강과 행복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살아가는 방식이나 삶에 대한 가치관에도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매사를 ‘빠르게’ 대신 ‘느림의 미학’을 주장하며 친(親) 자연주의로 회귀하려는 몸짓이 그렇다.
이러한 가치관의 변화가 웰빙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생활의 중심에 자리 잡으면서 사회전반적인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다.
성숙한 사회일수록 생명에 대한 존중감이 높아지며 품위 있는 생로병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깊어진다고 한다.
그럼으로써 사회 구성원간 이해와 상호작용이 깊어져 보다 인간적인 사회가 되어갈 것이다.
2010년 현재 우리나라 인구 중 10명에 1명은 노령인구에 속할 만큼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오는 2018년에는 노인인구비율이 총 인구의 14.3%가 되어 고령사회로 진입한다고 한다.
이제 장수(長壽)시대에 장수(壯壽) 할 수 있는 다양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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