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고민을 한 사람들에게 새롭게 주목받는 상품이 '랩 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다. 이 상품은 지난해 9월말 가입액이 19조 2000억원이었는데, 불과 1년만에 32조 1000억원으로 67.2%나 급증할 정도로 금융시장에서 매력적인 투자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렇다면, 이 상품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인기를 끄는 것일까. 랩 어카운트(Wrap account)는 포장한다는 뜻의 '랩(Wrap)'과 계좌를 의미하는 '어카운트(Account)'의 합성어로 고객이 맡긴 재산을 증권회사가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적절한 운용 배분과 투자 종목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상품이다.
증권회사에 계좌를 개설하고 자신이 선택한 종목을 직접 매매하는 기존의 투자 방식과는 달리, 증권회사에서 고객이 예탁한 재산에 대해 자산구성에서부터 운용 및 투자자문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종합금융서비스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고객이 '나는 이런 것을 원한다'고 하면 증권회사는 그에 적합한 재테크 방법을 디자인해 줄 뿐만 아니라 상품의 유연성도 다른 투자수단에 비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 자산운용이 투명하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특히 펀드를 비롯한 대부분 금융상품은 고객이 상품에 가입하는 시점에 주식, 채권 등 투자대상을 결정함과 동시에 이를 일정기간 보유해야 하나 랩 어카운트는 투자자의 성향이나 시장 변화에 따라 투자자가 수시로 자산구성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증권회사의 위탁매매는 주된 수입원이 고객의 주식거래 수수료이기 때문에 증권계좌를 가진 고객이 주식을 많이 거래하도록 유도해 고객과의 마찰이 종종 발생했으나 랩 어카운트는 거래횟수나 규모에 관계없이 고객의 수탁금액에 따라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게 돼 고객과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형성이 쉽다는 이점이 있다.
랩 어카운트는 주로 자문형 랩(컨설턴트형 랩)과 일임형 랩(뮤추얼펀드형 랩)으로 구분된다. 자문형 랩은 금융회사가 투자에 대한 조언과 자문의 역할만 할 뿐 실제 주문은 고객이 직접 해야 하는 방식이며 일임형 랩은 영업직원이 펀드를 골라 투자 목적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상품이다.
지난 5월말 기준으로 가입금액별 구성비를 보면 일임형 랩이 95%이지만 자문형 랩은 5%에 불과하다. 일임형 랩을 투자유형별로 보면 주식형, 채권혼합형, 채권형 MMW(money market wrap), CMA형 MMW, 펀드 랩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펀드 랩은 국내외 여러 펀드에 투자하며 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분산투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월 10만원 이상을 적립식으로 불입할 수도 있어 소액 투자에 적합한 상품이다.
그러나 랩어카운트는 적지 않은 금액을 금융회사에 완전히 믿고 맡기는 상품인 데다 원금 손실까지 날 수 있으므로 가입 후에도 전문 운용인력이 자산을 당초 투자전략에 맞게 잘 운용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제공=금융감독원 대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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