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교 한국미협대전지회장 한남대 교수 |
대전예총(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대전광역시연합회)은 지역사회의 예술문화발전과 창달을 목적으로 1962년 설립된 순수 전문예술인 단체 모임이며, 산하에 건축, 국악, 무용, 문인, 미술, 사진, 연극, 연예, 영화, 음악 등이 어우러져 소속회원만도 500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의 단체다.
그런 점에서 대전시에서도 대전예총을 일개 단체이기 이전에 대전지역의 예술인들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이해한 것은 사실이었을 것이다. 대전예술을 중심으로 많은 일들과 역할을 해왔던 단체임은 분명한 사실이기에 대전시의 지원 의도가 어디에 있는 것인지 충분히 이해가는 부분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전예총의 상황을 보면 실질적으로 대전예술인 모두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활동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즘은 어떤 특별한 혹은 개인적 신념 없이도 조직이나 단체 활동을 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또한 각 장르에서도 다양한 여러 단체들이 양산되어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대전예총이라는 이름의 지원사업이 형평성에 어긋난 편파적 지원이라는 것을 문제의 요지로 파악하게 되는데, 사실 그 지점이 대전예총이 유구한 역사성과 규모를 가지고서도 실질적 운영의 난관에 직면한 이유와 맞닿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대전예총산하 미협의 경우, 회원들은 단 하나의 단체 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 또 다른 A, B, C단체 등 소수의 단체들이 난립하듯 양산되어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단체들은 개별적 단체들이 아니다. 실질적 운영인들은 이중삼중으로 각각의 단체들에 가입되어있는 실정으로, 예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나뉘고 또 나뉘는 동일한 인적자원에 불과하고, 크고 작게 이뤄지고 있는 군소단위들의 소수 이익대변체에 불과하다.
대전예총의 모태성 및 역사성과 활동력을 무시하고 일개의 단체와 동일한 잣대로 바라본다는 것은 꽤 오랫동안 지역미술계를 관심 있게 지켜봐왔던 사람이라면 단순히 편 가르기가 아니라면 논리적으로 무리수가 따르는 지적일 것이다.
오히려 지원혜택의 시시비비를 가리기 이전에 모처럼 대전예술계를 위해 찾아온 좋은 기회이지 않은가? 대전예총이나 다수 지역예술단체들의 어려움을 가져온 원인은 단체이기주의나 조직이기주의에 있을 것이다. 조직이기주의를 불식시키고 보다 나은 대안과 방안을 논의하고 마련하여 제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나은 길이라 생각한다. 공연한 소모전으로 현실적 대안 없는 명분싸움은 이제 그만해야 할 것이다.
지역예술의 화합을 위해 조직이나 단체에 상관없이 개별적 활동을 하는 이들까지도 포용하고, 전체 예술인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단체로서 예총에 대한 지원은, 예총만을 위한 회관이 아닌 예술인들의 창작과 복지 그리고 시민에게 개방형 공간이 될 것이다.
유명무실한 조직이나 단체의 조직정비로 방만한 지원을 지양하고 앞으로 마련될 회관에는 흩어져있던 10개 단체의 협의구성을 넘어 실무진들의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고, 구도심을 중심으로 활성화되어 매년 생성되는 문화들이 시민들에게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방되었으면 한다. 그곳이 대전의 명소로 문화예술의 랜드마크로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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