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영우 세종색채연구소 회장 |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남의 도움과 배려를 받았을 때 하는 인사말이다. 외국인들은 “쌩큐 (Thank you)”라는 말을 자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그야말로 우리가 어릴 적에는 도움을 받았을 때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많이 사용하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먹고 살기가 퍽 어려웠을 때였으므로 조그마한 배려에도 물적 대가 없는 답례의 말 한마디여서 였을까.
교직에 몸담았던 나는 70년대를 거쳐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가정이 넉넉지 못한 학생들에게 적은 금액이지만 장학금도 주고 물품을 나누어 주기도 했는데 해가 더할수록 나누어 주는 기쁨보다는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더욱 느끼고 있었다.
얼마 전에는 장학금을 나누어 주는데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하도록 지도하는 동석 교사의 권유에 따라 겨우 나오는 아이들의 인사는 눈빛이 생각보다 달랐다. 쌀을 나누어 줄 때에는 각각 가정으로 심부름을 불러 배달을 했지만…, 어느 날 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아는 집을 방문했다고 한다. 방문한 가정의 어른은 어린아이가 왔으니 무얼 줄까 생각하다가 냉장고에 있는 곱게 익은 사과를 하나 꺼내어 주었다. 어린아이는 사과를 받고는 말이 없었다.
부모는 “아가야 뭐라고 얘기를 해야지”하고 어린이를 보며 말을 했다. 그때의 아이는 “깎아주세요”라고 말했다 한다. 이 이야기의 느낌을 말한다고 할 때 당연한 대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다.
이는 안타까운 심정을 어린이에게 심어주고 본보기가 되어야 할 어른들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얼마전 있었던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은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 미국에 정착한 영국 청교도들이 그 이듬해 11월 추수를 마치고 3일간 하늘에 감사하는 축제를 연 것에서 유래된 것으로 이제는 세계 각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찍이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려 때의 동맹(東盟), 부여의 영고(迎鼓), 신라 때의 가배(嘉俳)에서 유래한 음력 8월 보름의 한가위에는 햅쌀로 송편을 빚어서 차례(茶禮)로 하늘과 조상에게 감사를 올렸다.
세월이 흘러도 변할 수 없는 것은 나를 낳아준 어버이에게 감사하고, 남을 배려하고 도와줄 수 있는 사회 그리고 국가, 더 나아가서는 하늘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다운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사람은 아름다움과 행복을 가꾸며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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