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듀 데이트]좌충우돌 세 수컷의 로드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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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듀 데이트]좌충우돌 세 수컷의 로드 코미디

■ 듀 데이트 감독: 토드 필립스. 출연: 로버터 다우니 주니어, 잭 가라피아나키스.

  • 승인 2010-11-25 17:30
  • 신문게재 2010-11-26 12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
피터는 동부로 출장 왔다가 로스엔젤레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곧 아이가 태어날 것 같다는 아내의 전화를 받는다. 하지만 공항에서 만난 에단과 묘하게 엮이면서 비행기에서 쫓겨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는다. 선택의 여지없이 둘은 동행하게 되는데.

 
우리 속담에 ‘모진 놈 옆에 있으면 벼락을 맞고, 어진 놈 옆에 있으면 술이 생긴다’고 했다. ‘모진 놈’과 가방이 바뀌는 바람에 납치범으로 몰려 비행기에서 쫓겨난 깔끔이 건축가 피터. 경황 중에 지갑도 챙기지 못했다.

시큼 털털 ‘모진 놈’ 에단은 차를 빌려와 로스엔젤레스까지 함께 가자고 제의한다. 팔자에 없는 미국횡단 여행을 하게 된 피터. 놈 때문에 이 모양 이 꼴이 됐는데, 둘의 여행이 평탄할 수 있을까.

당연히 깔끔이 피터에게 지저분한 파마머리, 털보, 뚱보 에단과의 여행은 악몽이다. 게다가 ‘19금’ 개 한 마리까지 거드니. 졸음운전으로 차가 뒤집히고, 길을 잘못 들어 멕시코 국경을 넘는 고비를 겪으면서 자잘한 웃음은 박장대소로 바뀐다.

‘듀 데이트’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남자의 동행에 구사 가능한 모든 코미디 장치를 배치한 포복절도 로드 코미디. 관객들을 무장해제시키는 건 품위 따위는 벗어던지고 제대로 망가지는 두 배우의 절묘한 호흡이다.

‘아이언 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고지식하면서도 어딘가 엉뚱하게 사건에 휘말리는 불쌍하고 괴팍한 남자의 전형을 멋들어지게 연기한다. 그를 괴롭히는 잭 가라피아나키스는 ‘발견’ 급이다. 그는 아버지의 유골을 커피 깡통에 담아서 다니고, 세상 그 무엇보다 대마를 사랑하는 멍청이지만 할리우드에 가서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 순수한 청년. 할리우드에서 주목받는 차세대 ‘멍청이’ 코미디 스타다.

허를 찌르는 어이없는 에피소드와 의외의 상황, 말의 맛을 살린 대사를 보고 듣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따뜻한 감동도 빠뜨리지 않는다. 대마를 파는 약사(?)로 출연한 줄리엣 루이스와 피터의 ‘절친’ 제이미 폭스의 카메오 출연도 배꼽 잡게 만든다. 다만 화장실 유머 등 ‘더럽다’는 게 문제. 제목 ‘듀 데이트’는 출산예정일이라는 뜻. 피터가 그토록 급하게 집에 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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