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기]北 연평도 도발·우라늄 농축 공개 득인가 실인가?

[금요논단]박광기 대전대 교수· 정치학

북한이 불시에 연평도를 공격했다. 천안함 사건 이후 다시 무력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또한 얼마전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실체가 공개됐다. 이번 연평도 도발은 민간인을 공격했다는 점에서 이전의 상황과는 전혀다르다. 북한의 이러한 도발은 북한이 곧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여 핵실험이 필요 없는 우라늄탄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며, 또 한국에 대한 직접공격으로 한반도의 안보는 물론이고 동북아시아와 국제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 박광기 대전대 교수· 정치학

사실 북한의 핵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북한은 이미 1993년 NPT에서 탈퇴선언을 통해 핵개발을 공식화 했다. 물론 북한이 핵의 보유를 희망하고 핵개발을 시작한 것은 이미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북한 핵이 국제사회의 문제가 된 것은 NPT 탈퇴선언이고, 당시 클린턴 행정부는 그 동안 견지해 오던 미국 외교정책의 기본이었던 '북·미 직접대화 불가'원칙을 깨고 북한과 제네바협정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요구하는 사례를 제공하는 빌미를 주는 계기가 되었고, 특히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서 조차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요구하는 카드로 핵문제를 활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북한의 태도는 북한 핵문제가 한반도의 안보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즉, 북한 핵문제의 이해당사국들로 구성된 6자회담이 실효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북한이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지가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북한이 핵문제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도출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의 핵개발은 북한이 처한 체제안보적 측면에서 김정일로부터 김정은에게 이어지는 권력세습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북한이 처한 군사적 안보문제를 핵을 통해 해결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북한의 태도와 도발은 핵을 통해 핵보유국의 지위를 확보하여 국제사회의 고립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으며, 이 또한 미국과의 직접협상에서 적어도 핵문제에 관한한 미국과 대등한 관계를 설정하려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런 북한의 의도를 고려하면 이번 우라늄농축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핵무기 개발을 전제로한 핵실험이라는 대외적으로 직접적인 저항을 벗어나 전력생산을 위해 건설될 경수로를 위한 것이라는 이중적인 전략으로 국제사회의 우려를 감소시키면서 전략적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의도는 먼저 북핵문제를 위한 협상에서 우라늄농축문제를 추가함으로써 6자회담과 같은 협상으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명백히 하고, 이 문제의 해결은 북·미협상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경수로를 위한 우라늄농축이라는 명분으로 비핵화를 전제로한 북핵협상이 재개되어도 우라늄농축을 통해 언제든지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이러한 의도는 북한이 무엇보다도 우라늄농축을 통해 김정일 후계구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북한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북한에 대한 거부감을 핵문제를 통해 해결하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도발은 분명히 북한의 결속과 후계구도의 안정화를 위해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북한의 의도는 오히려 국제사회의 반감과 한반도의 위기감을 고조시켜 오히려 북한에 대한 직·간접적인 제재와 고립을 강화시킬 우려도 있다. 아울러 이런 북한의 의도는 오히려 북한이 추구하는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다. 왜냐하면 북한의 핵개발이 주변 이해당사국의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이 우라늄농축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구한다면, 북한의 고립을 촉진시키고 제재를 강화시켜 북한에게 득(得)보다는 실(失)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역시 북한의 도발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방어위주의 국방개념을 미국 부시행정부가 이라크를 공격할 때처럼, 이제 위협의 가능성이 있을 때 선제공격을 통한 방어효과의 극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교전수칙을 바꾸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