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출신 인재들을 채용해야 지역 사회에서의 영업력과 생산성이 높아지고, 이는 결국 지역 역량으로 이어진다고 봅니다.”
▲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신입행원 면접시험이 실시된 23일 대전시 둔산동 하나은행 빌딩 7층에서 지원자들이 긴장한 모습으로 면접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이민희 기자 |
오전 10시 면접 시간 전부터 도착한 수험생들 사이에 긴장감이 흐른다. 모두 비슷한 복장과 헤어스타일, 전형적인 은행원 모습을 제법 갖췄다. 면접에서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기본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지망생들이 가장 긴장했던 건 질문보다는 몸가짐이었다. 표정과 눈빛, 손과 발동작, 대답할 때의 모든 움직임을 놓치지 않는 임원들의 예리한 시선이다. 고객들을 직접 대해야 하는 직원들이 갖춰야 할 필수적 요소라는 게 충사본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면접자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기본이지만, 인성을 특히 중요하게 보는 것 같았다”며 “무엇보다, 눈빛과 손발 움직임, 몸짓, 표정 등을 꼼꼼히 보는데 진땀이 났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임원 면접에는 오후 4시까지 한 조에 5명씩, 모두 87명의 지망생(가계금융직렬)들이 참여했고, 오는 27일에도 50여명(기타직렬)의 면접이 있다.
올해 신입행원 채용 과정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충청은행 합병 후 13년 동안 유지해온 독립경영 체제에 대해, 노동조합이 '차별'을 내세우며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독립 경영체제의 당위성을 강조한 충사본 경영진과 달리, 노조가 임금과 인사 통합 등 통합 경영을 주장하면서 자칫, 지역 출신 인재 채용이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상당수의 지망생은 지역 인재 채용과 지역 환원 사업 등 독립 경영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신입행원 면접시험이 실시된 23일 대전시 둔산동 하나은행 빌딩 7층에서 지원자들이 면접시험을 치루고 있다./이민희 기자 |
한남대를 졸업한 남성민(27) 씨는 “시중은행들이 스펙을 강조하다보디,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방대학 출신들이 설 자리가 좁다”며 “독립 경영을 하는 충사본은 지역을 가장 많이 생각하고 배려하는 은행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충남대 졸업 예정인 김은아(23)씨는 “스터디그룹에서도 지역사회 환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바로 충사본이라는 걸 안다”며 “지역 출신을 채용해야 지역에서의 영업력과 생산성이 높아져 지역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충사본 관계자는 “통합 논란과 외환은행 인수 등으로 뒤숭숭하고, 갈등도 있지만, 신입 행원 채용을 계기로 모두 입사 당시를 돌이켜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면접자를 포함해 오는 27일 면접 예정인 지망생들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합격을 통보한 후 신체 검사를 거쳐, 빠르면 12월 둘째주에 최종 합격자 40여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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