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진 충청체신청장 |
우체국의 CS가 일류 기업 못지않은 최고수준에 도달한 것은 뿌리 깊은 연원, 정밀한 고객만족 경영평가시스템의 확립, 우체국 종사원들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체국의 고객사랑은 오래전부터 친숙한 우편배달부들의 편지배달에서 비롯되었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시작한 1990년대 이전, 독자들은 편지 한통을 전해 주는 우편배달부 아저씨를 기다려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단지 업무상 주어진 우편배달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친숙한 이웃으로서 고객에게 관심과 애정을 갖고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서비스를 해왔다. 물론 지금은 그 명칭이 바뀌었지만 집배원들은 현재까지도 우편물과 택배를 배달하면서도 고객과 주민의 대소사를 챙기고, '집배원 365봉사단'을 구성해 소외된 이웃을 돌보거나 인명구제 등 사회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우체국 CS 계량평가는 외부 위탁기관에서 실시하는 이용고객 만족도평가와 우체국 콜센터 주관의 우편, 예금, 보험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시평가로 이루어지며 비계량평가는 민원평가, 전화조사, 현장 실사로 구성되는 등 평가항목도 무척 정교하고 다양하다.
충청체신청은 충남북·대전지역의 우체국을 대상으로 매년 2차례 'CS 현장코칭'을 실시하고 있고, 각 우체국도 매일 일과 시작 전에 자발적으로 자체 CS교육이나 다짐의 시간을 갖는다. 또한 각 우체국에서 추진한 고객만족 활동과 칭찬사례는 '365일 CS!' 게시판이나 '칭찬합시다' 코너에 게시해 전 직원이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올 3~5월 일요일마다 충청체신청 소속 2000여명의 집배원 전체가 '품격혁신교육'을 통해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도 가졌다.
무엇이든 최고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애환이 숨어 있기 마련이다. 대전둔산우체국의 한 직원은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문이 열리고 다른 주민이 들어오자 “어서오세요. 고객님!”이라고 인사했다고 하고, 택시기사가 “어디로 가시나요?”라고 묻자 “고객님 편하신 대로 하세요”라고 한 직원도 있다고 한다.
몸에 밴 직업의식이 드러난 재미있는 에피소드다. CS관련 내부 설문조사를 해보면 이유도 없이 소리를 지르거나, 곤란한 일에 억지를 부리며 처리해 달라는 고객때문에 CS가 너무 힘들다고 말하는 직원도 있는데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고도의 훈련을 받고 인내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고객사랑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것 같다.
고객만족 수준을 도약시키면서도 직원의 행복과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KASH(Knowledge 지식, Attitude 태도, Skill 기술, Habit 습관화)를 갖추어야 한다는데, 업무지식과 CS기술측면에서 우체국 직원들은 상당한 수준이다. 그러나 고객사랑이 평가만 의식한 계산된 사랑이거나, 업무지시에 따르기만 한 형식적인 사랑이라면 그 발전가능성은 낮다. 직업에 대한 자부심에서 스스로 우러나야 하고, 자발적이고 자연스런 CS가 체화되어야 한다.
삼성전자 서비스맨들의 경우 자기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무척 강하고 이것이 최고의 CS를 하게 하는 근본 요인이라고 한다. 리츠칼튼 호텔은 '신사숙녀 고객에게 신사숙녀가 봉사를 한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통해 종사원들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고객들에게도 서비스요원을 존중하도록 만든다고 한다. 앞으로 충청체신청도 도농복합, 도심, 농촌 지역별 특성에 맞게 우체국 CS와 서비스를 표준화하고 고객의 기대치를 적정화하며 자부심이 넘치는 직장으로 이미지메이킹하는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