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비슷한 환경에서도 어떤 곳은 논농사를 짓고 어떤 곳은 짓지 않는가? 벼농사에 적합해 보이는 환경임에도 벼농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민족이 있는 가 하면 척박해 보이는 환경에서도 벼농사에만 열을 올리는 민족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책은 이런 의문들에 답을 하며 쌀에서 인류의 문명을 찾아낸다. 중구에서 고도로 발달한 문명은 벼농사가 적합하지 않은 창링의 북부지역에서 시작됐다. 이때까지 조와 밀을 주식으로 삼았던 중국인의 선조는 이후 남쪽으로 퍼져 나가 양쯔 강 유역에서 벼농사를 지으며 중국 문화를 형성시켰다. 마찬가지로 인도에서는 기장과 밀을 주식으로 삼던 사람들이 위대한 문명을 형성하고 이후 벼농사가 재배 가능한 인도 전 지역으로 확대됐다.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저자는 '쌀의 문명'이 아닌 '쌀과 문명'을 주장한다.
저자는 “우리가 너무나 익숙해서 쉽게 지나치곤 했던 논의 풍경과 평범한 농부의 모습에서 인류 문명의 놀라운 역동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저자는 이번 책을 위해 수년간의 현지답사와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쌀과 문명, 그리고 그 문명을 일구어낸 사람들에 관한 수수께끼를 풀어냈다. 그리고 중국, 한국, 일본, 타이완, 베트남 등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서 전통적인 벼농사를 통해 나타나는 인간적 풍경도 함께 담아냈다.
푸른길/지은이 피에르 구루·옮긴이 김길훈, 김건/344쪽/2만원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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