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미국의 진보적 교육자이자 저자인 알피 콘은 이런 고민을 하기에 앞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채워야 할까'를 고민하라는 말로 이 책을 시작한다.
하지만 벌이나 칭찬 등 우리에게 익숙한 양육방식은 아이에게 자신이 부모를 기쁘게 할 때만 즉, 부모의 조건을 만족하게 할 때만 사랑받을 수 있다고 가르친다.
저자는 이처럼 조건을 두고 아이를 인정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점과 그 원인에 대해 수많은 연구 자료를 근거로 자세히 설명한다.
그리고 조건 없는 사랑에 다가가기 위해 아이를 존중하고 아이에게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주고 아이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의 생각을 풀어내면 이렇다. 예를 들어 동생과 다툰 일로 벌을 받은 아이는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기보다는 벌 받은 상황을 불쾌하게 여기고 동생에게 복수할 생각만 한다.
즉 내가 상대방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돌아보지 않고 나에게 미친 영향만을 생각한다. 그리고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발각되지 않고 못된 행동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설사 아이가 부모 말을 따른다 해도 그것은 순간적인 벌을 모면하고자 또는 부모의 사랑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 결과 아이는 진정한 자아를 잃어버릴 확률도 높다. 이는 부모가 의도했던 벌의 효과가 아니다.
칭찬도 마찬가지다. 칭찬도 종종 일시적인 순종을 이끌 수는 있지만 진정으로 아이가 어떤 일에 헌신을 다하게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더이상 보상이 주어지지 않으면 그 일을 잘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모든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을 아이의 외적 동기에 호소하는 조건적 양육에 있다고 말한다. 아이가 벌과 칭찬이라는 외적 동기에 주목하게 하는 조건적 양육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아이가 진정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게 하는 내적 동기를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밝히는 조건 없는 양육의 13가지 원칙은 ▲자신의 요구를 제고하라 ▲장기적인 목표에 집중하라 ▲관계를 우선시하라 ▲행동이 아닌 시각을 바꾸어라 ▲아이의 나이를 잊지 마라 ▲아이에게는 나름 분명한 동기가 있다고 생각하라 등이다.
우리가/지은이 알피콘, 옮긴이 김설아/392쪽/1만4800원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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