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에게 공연이나 영화관, 항공권, 여행상품 등에 할인을 해주는 이벤트 행사는 일견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 오랜 기간 입시준비에 지친 수험생들이 친구, 가족들과 연극이나 좋은 영화 한편을 보면서 잠시나마 여유를 갖고, 건강한 여가문화를 접한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일부 이벤트는 우려스럽고 얼굴이 찡그려진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할인율도 평소와 다를 바 없다. 단지 마케팅 전략상 '수험생 할인'이라고 하는 것이다. 지난해 사촌동생이 수능을 마친 후 '수험생 30% 할인'이라는 광고를 보고 헤어숍에 머리를 하러 가니, 파마 등 고가의 스타일링 상품에만 할인이 적용되고, 커트 등 저가의 상품은 할인이 되지 않아 황당했던 일이 있었다고 했다.
고가의 신발이나 의류, 인터넷 쇼핑몰, 카드사들의 행사도 지나친 측면이 있다. 이들 업체는 일정금액 이상 구입했을 때 할인쿠폰을 주거나 추첨을 통해 장학금과 경품을 준다. 그러나 이같은 행사가 소득이 없는 수험생들에게 왜곡된 소비문화를 조장하거나 비용이 부모에게 떠넘겨지는 경우가 많아 갈등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시험이 끝나 마냥 기분이 좋은 수험생을 상대로 각종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모습, 우리가 한 번쯤은 고려해야 할 모습이 아닐까? /윤지현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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