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프랑스 유학 경험을 되살려 프랑스에서 가장 역사적인 문화유산지와 종교적인 유적지, 명소들을 선정해 신도들을 안내했다. 프랑스 북쪽 몽쉘 미셸은 '마이클 성인의 성'이란 뜻이다. 영국과 프랑스 전쟁때 세워진 베네딕트 수도원은 세계 7대 불가사의이고 1년에 찾는 관광객만 해도 1000여만명이다. 미카엘 천사가 발현했다는 장소에 성당이 지어졌다. 그만큼 프랑스는 신앙이 깊은 나라였고 하느님에 대한 신앙, 성모님에 대한 신앙이 프랑스를 지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 국민이 신앙을 갖고 있던 셈이다.
-그 다음 찾아간 곳은 어디인가.
▲성 베르네를 찾아갔다. 이 곳은 1500년된 수도원으로 성모님이 발현한 곳이다. 성모님 발현을 본 성녀 베르나테트가 수도생활을 했던 수도원이다.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무덤에 가서 시신 유해가 있는 곳에서 조회하고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를 기리는 블루와라는 곳에서 미사를 드렸다. 이 곳은 아주 오래된 유적지이고 자연환경이 빼어난 곳이다. 파리에서는 1830년대 지어진 프랑스에서 제일 오래된 봉 막세(bon marche) 백화점 옆에 위치한 기적의 메달 성당에서 성녀 카타라 라브레가 성모님의 발현을 본 곳인 애덕의 수녀원을 찾았다.
이 곳 성당에서 조배(참배)를 드렸는데 성모 발현지에는 수많은 순례자들이 온다. 시신이 그대로 보존된 상태에서 기도하고 미사드린다. 루이 14세 왕의 병간호를 맡았던 성 빈센트 바오로는 겸손한 성품으로 인해 왕의 신뢰를 받았다. 전 세계에 까리따스가 창설되고 애덕의 수녀원에서 가난한 어린 아이들을 사랑으로 지원했다. 파리외방선교회는 한국에 선교사들을 파견한 곳이다. 교황은 이 곳을 통해 한국에 선교사를 보냈고, 5명의 파리외방선교회 출신 선교사들이 순교해 성인 칭호를 받았다. 1886년 대원군 시절 김대건 신부도 순교했다.
-리옹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달라.
▲노트르담드 살레트. 흑인 성모님의 발현으로 유명한 곳이다. 회개의 성모님으로 불리는데 죄를 많이 짓고 회개하러 오는 많은 사람들에게 눈물의 성모님이기도 하다. 성모님이 물을 주셔서 산줄기에서 나오는 물을 먹고 많은 분들의 병이 낫고 있다.
프랑스 최초로 생긴 봉쇄관상수도회(모나스테리움)의 그랑샬트르 수도원을 방문했다.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1500년 역사의 수도원이다. 봉쇄수도원에 들어가면 바깥 세상에 절대 나오지 않고 그 곳에서 생을 마친다. 영화 '위대한 침묵' 촬영장소이기도 하다. 박물관과 수도사 생활을 보고 기도하고 왔다.
-프랑스 성지순례후 4대강 문제를 언급하셨는데.
▲몇천년동안 흘러내려온 보를 막는다면 우리 삶의 터와 흐르는 강이 막힌다. 운하는 언제나 범람한다. 그런 것을 예측하는데도 계속 하는 것을 보면 건설, 토목 업자들에게 대통령이 매어 있는 느낌이다. 국민들이 반대하는데 왜 밀어붙이는지 의구심도 든다. 한 사람의 성취감을 위해 온 나라가 다 좇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G20으로 인해 도로 상인들은 다 없어져야 되는가. 영구히 없애면 삶의 터전이 없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생명경시풍조와 1등주의로 인해 좌절과 심각한 상황에 빠진다. 나누지 않는 이기심에서 나오는 인간 휴먼 릴레이션이 많이 끊어진 사회 같아 안타깝다. 서로 의지하고 신뢰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의지할데가 없다. 유럽은 교회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상대로 아파트사업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제어가 불안한 곳이 주거지역이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 한다. 건설업자들이 교회나 자선단체에 도움을 주면 집 없이 설움받는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
-이번 성지순례의 의미는.
▲30년전 프랑스에 가서 공부할 때 있었던 도로, 골목길 하나까지도 변함없이 그대로 있는 모습이 놀라웠다. 우리나라는 개발이란 명목으로 옛 흔적을 모두 없애버리는데 프랑스는 수십년전 그 모습 그대로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 한국은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하루 아침에 다 없어져 버리니 삶의 현존이 없어져버리는 듯한 아쉬움이 있다. 대전이든, 천안이든 어디든지 각 고을마다 '올드 에어리어'(old area)를 남기지 않고 막개발해 버리니 아쉽다. 원본은 남기면서 개발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프랑스는 원래 삶을 보존하고 개발을 막는 방향을 추구한다. 올드 도시는 혼이 있다. 개발을 하지 못하게 하고 옛날 건물을 보수하고 있다. 1920년대의 난로가 그대로 있는 것을 보면 너무나 부럽다. 우리가 정말 산 신앙인이라면 성인들의 생애를 잘 더듬어보고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오기선 신부님과 언론 이야기를 자주 하셨는데.
▲오기선 신부님은 영신의 아버지다. 삶이라는게 내 의지뿐만이 아니고 옆에 계신 분들의 도움으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누군가 방어막이가 되어주는것에 감사하고 살아야 한다. 내가 몸담고 있는 오기선장학회도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5년동안 7억5000만원의 장학금이 들어왔다.
신문은 아름다운 일을 펼쳐나가는 뉴스로 채워져야 한다. 뉴스는 사람들에게 행복함과 아름다움을 전해줘야 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 그런데 요즘 그런 뉴스가 드물다. 원 뿌리를 담고 있는 게 중요하다. /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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