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의 신화를 보든 조상들은 땅을 신성시했다. 질좋은 토양은 곡물뿐만 아니라 나무를 키워내 우리에게 필요한 자원을 내주기 때문이다. 지금도 땅은 우리에게 무척 고마운 존재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농촌에 밝은 미래는 없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땅에서 나고 자란 것을 먹고 자란 우리는 땅에 대한 귀소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현대의 많은 도시인들이 귀농을 꿈꾼다. 2000년대 초반에는 귀농인구가 800명이 되지 않았지만, 10년이 채 지나기 전에 귀농인구는 2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정부에서도 이를 반겨 귀농자들에게 보조금 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귀농을 하지 않는 도시인들도 농촌체험 학습에 참여해 땅과 어울리지만, 짧은 시간을 투자해 농촌의 안정감을 얻어내는 방식은 농촌의 푸근함을 전부 깨우치기 힘들다. 농촌은 현대사회가 잃어버린 정겨움과 여유로움을 품고 있다. 우리는 경제적인 가치와 눈에 보이는 세련된 허상에 홀려 농촌의 가치를 과소평가했다.
농촌은 메마르고 성긴 도시의 삶에 지쳐버린 사람들을 치유하는 경이로움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농촌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삶은 부러움의 대상이자 희망의 현장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 마지막 관문은 농업의 발전이 아닐까? 농촌과 농업에 대한 투자야말로 국가의 풍요로움을 약속하는 가장 효과적인 투자일 것이다.
농촌진흥청이 지원하고 도우미 역할을 담당한 '푸른 농촌 희망 찾기'는 우리가 잊고 지냈던 농촌의 가치를 일깨우는 운동이다. 농촌진흥청은 '푸른 농촌 희망 찾기' 운동을 보다 성공적으로 알리고 농촌의 가치를 발굴하기 위해서 농약을 줄이고 토양 보존, 악취를 제거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과거 농민들이 힘찬 각오로 추진한 새마을 운동 및 연구를 통한 녹색혁명의 성공은 우리나라의 산업성장을 이끈 원천기반이었다. 농업의 첨단 산업화를 위한 녹색기술 개발과 농촌의 선진화를 위해 농촌진흥청과 농민들이 펼칠 '푸른 농촌 희망 찾기' 운동은 나아가 국가의 선진화를 위한 또 하나의 역사가 될 것이다. /박수철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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