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반가운 금융상품이 나왔다. 매월 원금은 물론 이자에도 이자가 붙는 복리상품이 그것이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복리상품이 많이 있었지만, 외환위기 이후 금융회사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상품판매를 중단했다. 그런데 최근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은행들이 고객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복리상품을 새롭게 출시하고 있다. 지난 3월 S은행이 처음 출시한 복리상품은 8개월 만에 50만 계좌를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자 다른 은행들도 복리상품을 계속 출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품 내용도 다양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월 복리 정기예금이 주된 상품이었는 데 적금담보대출이 가능한 월 복리 자유적금을 비롯한 적립금을 연금처럼 노후에 받을 수 있는 월 복리 연금적금, 장기주택마련저축 가입요건을 충족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7년 동안 연 복리와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 비과세 복리적금 등이 나와 있다.
그렇다면, 복리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인기를 끄는 것일까? 복리는 이자에 이자가 더해진다는 것으로 이론상으로는 세상 모두를 부자로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은행에 100만 원을 연 10%의 이자율로 예금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만일 단리라면 10년 후 원금과 이자를 합해 200만원을 받게 되지만 복리라면 259만원을 받을 수 있다. 복리의 원리에 기초한 투자는 일반적으로 기간이 길고 수익률이 높을수록 수익금은 더욱 커진다. 그래서 혹자는 이를 복리의 마법이라고 부른다.
복리 효과에 대한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해 보고자 한다. 전 세계 금융의 중심인 월가가 있는 뉴욕 맨해튼은 지구촌에서 땅값이 가장 비싸기로도 유명한 곳이다. 이러한 맨해튼은 네덜란드의 서인도 총독 피터 미누이트가 1626년 단돈 24달러 정도의 구슬을 주고 인디언으로부터 샀다. 그렇다면, 384년이 흐른 지금 24달러의 값어치는 얼마나 될까? 24달러를 연 8%의 복리로 계산하면 164조달러라는 천문학적 금액이 된다. 하지만, 원금에만 이자를 지급하는 단리로 계산하면 8%일 때 9953달러, 10%일 때는 1만138달러에 불과하다.
복리수익률로 원금의 2배를 벌 수 있는 기간을 쉽게 계산하는 '72의 법칙(The Rule of 72)'이 있다. 72를 복리수익률로 나눈 값이 바로 원금이 2배가 되는 기간이다. 예를 들어 복리수익률이 6%라면 원금이 2배가 되는 데 걸리는 기간은 12년(72÷6=12)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원래 복리이자 계산 공식에 대입해 봐도 같은 답이 나온다. 위의 두 가지 예에서 보듯이 복리는 최대한 빨리 시작해서 오랜 기간 투자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그런데 최근 출시된 은행의 복리 상품은 만기가 짧고 기본금리가 단리보다 낮은 때도 있어 생각보다 금리 혜택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복리 상품에 가입할 때는 상품구조와 자금운용계획 등을 꼼꼼히 살펴 혜택이 큰 상품을 골라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단 하루라도 빨리 장기 투자를 실천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제공=금융감독원 대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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