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석 천안의료원장은 17일 충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행정사무감사 도중 직원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는 경영부진 책임을 추궁하는 도의원들에게 “적자 누적액이 커 어렵다. 설립자인 충남도가 의료원을 파산시켜야 마땅하다”고 답변했다.
이날 이 원장은 유병국(천안3) 충남도의원이 인건비 미지급금 현황을 묻는 과정에서 “지난해 미지급액이 4200만원이지만 올해 4억7000만원에 달하는 이유”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유 도의원은 “천안의료원이 지난해 말 임금체불로 15억 원의 운영자금을 충남도로부터 차입했지만, 최근 직원에 따라 2~5개월까지 4개월간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와 해결방안”을 질의했다.
답변에 나선 이 원장은“천안의료원은 법인체이고 독립채산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수시로 목표액 달성을 직원에게 종용하고 있다”며 “적자 누적액이 커 어려워(진만큼) 설립자인 충남도가 의료원을 파산시켜야 마땅하다”고 강변했다. 이 원장은 나아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든 충남도가 의료원을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오히려 부실경영의 책임을 도로 미뤄 감사에 나선 의원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특히 “천안의료원을 꼭 이렇게 운영해야 하느냐”는 장기승(아산2) 도의원의 질문에 이 원장은 “정책적으로 파산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지 원장이 파산시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맞서 적반하장의 태도로 일관했다.
이날 감사에는 이 원장의 경영 도덕성 문제도 지적됐다. 이 원장은 지난해 임금체납으로 직원들에게 고소·고발을 당할 것을 우려해 국·도비로 지급된 장비구입비 2억7800만 원을 불법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원장은 이 같은 사실을 숨겨오다 지난달 충남도 종합감사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이밖에 구내매점의 임대계약을 멋대로 수의계약으로 운영하거나 인건비 1억4000만 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하고, 지방의료원 도우미 인력지원사업비 7200만 원도 다른 사업비 명목으로 지출하는 등 회계질서를 어지럽혀온 사실마저 드러났다. /천안=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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