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전 및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내년 1월께 단행될 인사에서 경감의 경우 전국적으로 1000여 명을 새롭게 임용할 계획이다. 이는 매년 200~400명씩 배출됐던 예년에 비해 많게는 5배 가량 많은 수치다. 경정은 정확한 수치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전국적으로 예년보다 40~50명가량 더 뽑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이같은 내용의 인사 계획안을 확정하고 행안부에 보고해 기획재정부와 내년 예산 반영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대전 및 충남청에도 경감, 경정 승진자 숫자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심사 승진을 기준으로 올 초 대전청은 경정 2명, 경감 7명, 충남청은 경정 2명, 경감 8명을 각각 배출한 바 있다.
경찰은 이번 인사 계획안으로 일선 경찰관의 사기 진작을 기대하고 있다.
대전청 한 경찰관은 “과거에는 경위로 공직을 마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이제 순경으로 들어와도 경감까지는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될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인사적체 해소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고참 경위 승진이 많아지면서 전체 인력의 95%가량인 경위 이하 경찰관의 승진 기회도 연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첨탑' 모양의 기형적인 인력구조 개선도 기대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계획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경감, 경정 승진을 대폭 늘린다면 연간 20억원가량의 혈세가 추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안서비스 질 향상을 바라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경찰의 '계급 인플레'가 반드시 치안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계급을 올리는 데 돈을 쓰는 대신 치안 인프라 확충에 투자하는 게 옳다는 주장이다.
내부적으로는 경감이 대폭 늘어나면서 현재 관리자와 실무자 역할을 겸하는 경위가 완전 실무자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감, 경정 승진자 확대 계획은 직제조정은 물론 예산이 수반되는 문제로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