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국]표현의 자유는 어딨나

[독자투고]전영국 학생

요즘 들어 인터넷 실명제에 따른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우리나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국내에서만이라도 인터넷 실명제를 실행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포털사이트들이 인터넷 실명제에 반대한다지만 정작 실명제로 축적된 개인정보를 거리낌없이 수사기관에 제공(전기통신사업법 제54조 제3항을 핑계로)함은 물론 제공했다는 사실조차 숨기기 일쑤다.

'합법적인 게시물도 삭제 요청이 들어오면 임시조치를 할 수 있다'고 한 정보통신망 법 제44조 제4항을 활용, 웬만한 삭제나 차단 요청은 다 받아준다. 우리나라는 위 조항의 ISP '면책'이 사적 검열을 강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는 법적으로 강제력이 없음에도 우리 포털사이트들은 거의 100% 준수율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나라는 어떤가. 인터넷서비스 제공자가 사적 검열기구가 되지 않도록 ISP 면책을 고민하고 있다. 예를들어 구글은 중국에서 인터넷 검열에 반대한다며 철수했고, 한국에서는 인터넷 실명제를 비판하면서 유튜브 한국페이지의 업로드 기능을 없애버렸다.

미국에서는 2006년에 법무부의 검색어 데이터 요청을 거부해 프라이버시 운동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국내 포털들이 그렇게 '넘겨주고' 그렇게 삭제하면 도대체 누가 인터넷에 공을 들여 좋은 콘텐츠를 올리겠는가. 표현의 자유는 관두고라도 넷문화의 발전조차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전영국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