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순중 대전예총 사무처장 |
과거 백제문화와 조선조 성리학으로 대변되는 유교문화가 지역 곳곳에 스며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계승 발전시키지 못해 뚜렷한 문화 예술적 특색을 부각시키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지역의 문화예술은 꾸준하게 명망있는 예술인들을 배출해 왔다. 그러나 이들에 관한 자료나 기록물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타 지역에서는 지역예술 10년사를 비롯하여 30년사, 50년사를 발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지역에서는 지역의 문화예술에 관련된 체계적인 예술사를 갖고 있지 않음에 우리 모두는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대전예총은 1962년 창립돼 이제 곧 50주년을 맞게 된다. 반세기에 걸친 대전예술문화의 역사가 곧 예총의 역사라 할 만큼 예술문화단체로서 그 명성과 정체성을 유지해 왔으며 또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그 원동력에는 원로 예술인들을 비롯해 예술에 대한 열정과 함께 대전을 떠나지 않고 묵묵히 지켜오며 지역예술발전에 매진해 왔던 많은 예술인들의 피와 땀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의 대전예술이 있기까지 기초를 닦은 예술인들로부터 시작해 지난 50년 동안 대전예총의 역사를 재조명함으로써 대전예술의 성과와 미래발전상을 제시하고, 장서로만이 아닌 우리지역 문화예술의 역사교과서적인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대전예술 50년사 발간을 우리는 시작해야 한다. 또한 자랑스러운 우리지역 예술사의 정체성을 스스로 정립하고 미처 찾지 못한 예술인이나 저평가된 분야, 그리고 잘못 알려지고 오류투성이인 지역의 예술 기록을 바로잡아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각종 기록은 그 시대를 알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관리에 소홀하면 중요한 한 시대의 역사가 사라지고 만다. 실제로 과거의 많은 자료들이 남아있지 않아 예술단체와 예술인들을 재조명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으며 작고한 예술인의 자취를 찾아보기 힘들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또한 원로예술인들의 자취를 생전에 구술을 통해 정리하는 작업과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일 또한 시급하다. 이제부터라도 대전시를 비롯해 지역문화예술계가 힘모아 이들 자료를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우선 대전시가 문화예술계에 지원하는 모든 행사에 대해 자료 제출을 의무화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또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도 모아야 한다. 이들 역사를 모을 수 있다면 사라진 역사의 재구성도 가능할 것이다. 역사의 가치를 알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야 말로 문화예술도시로 가는 지름길이다. 문화예술의 기록과 자료 정리는 지역문화의 창조를 위한 기초작업으로 시대의식과 역사의식의 소산이며, 문화의 바탕이 되는 것이며 새로운 문화와 예술창조의 밑거름이다. 이런 작업이 이루어진다면 역사 속의 발전해 왔던 대전이 아니라 현실에서 역사 속의 화려함을 되살려내는 대전예술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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