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과학이 어우러진 도시 대전에 박물관 19곳이 모여 있다. 박물관 종류도 다양해 족보박물관, 지질박물관, 국립중앙과학박물관처럼 전국에 유일하거나 드문 시설도 있으며 충남전기통신박물관,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처럼 특수박물관도 있다.
수첩과 연필을 호주머니에 넣고 작은 카메라까지 챙겼다면 박물관 기행 준비는 끝났다. 대부분 무료관람이니 관람료 걱정도 안 해도 된다. 대전 19개 박물관을 ‘자연과학’과 ‘인문역사’로 나누어 2주에 걸쳐 정리해본다.<편집자 주>
대덕연구단지가 있는 대전에서 전문적인 연구를 위해 수집하고 분석한 표본을 시민들도 함께 볼 수 있다는 것은 지역의 혜택이다.
▲지질박물관 “티라노사우루스가 살아날 듯 생생”
유성구 가정동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안에 있는 지질박물관은 실제 화석과 표본 등을 살아 있는 듯 생동감 있게 전시된 게 특징이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1층과 2층에 걸쳐 있는 지름 7m의 대형지구본과 티라노사우루스, 마이아사우라와 드로마에사우루스 등의 실물 및 복제공룡 골격이 관람객을 덮치는 듯하다.
제1전시관에서는 지구에 대한 소개, 지구의 내부구조와 대륙이동에 대한 모형 및 영상을 볼 수 있으며, 세계의 다양하고 독특한 화석 표본들로부터 생물의 진화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 지질박물관은 공룡 화석 복제본을 실제 공룡크기에 맞게 전시해 관람에 생생함을 더한다. |
전시된 표본도 발굴 현장에서 연구용으로 채취한 것으로 보는 이들에게 생생한 감동을 준다.
박물관에는 화성시에서 발굴된 공룡 알 3개를 전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전시되는 한국의 공룡알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반지름이 6000km가 넘는 지구의 내부구조를 확인하고 강원도에서 채취한 실제 삼엽충 화석과 석유생산시설의 모형을 통해 오늘날 중요 자원이 된 석유의 시추 과정을 파악한다.
제2전시관에서는 암석의 생성과정 다양한 실제 지질구조를 전시해 놨으며 우리가 값어치 있게 사용하는 보석광물 그리고 치과 재료 등 생활 속에서 쓰이는 광물을 알아본다.
이밖에도 특별전시실에서는 기간을 정해놓고 주제 전시를 하고 있으며 야외에서는 방해석, 석회암 등 실내에 전시하기 어려운 대형 지질표본을 자연과 더불어 관찰할 수 있다.
현재 광물 595점, 암석 141점, 화석 206점이 있으며, 이밖에도 각종 모형과 자료들을 포함해 약 천여 점의 표본을 전시하고 있다.
▲ 지질박물관 입구에는 지름 7m의 지구본이 관람객을 맞는다. |
▲국립중앙과학관 “첨단과학 기술의 역사 고스란히”
국립중앙과학관은 우리나라의 첨단과학기술, 기초과학, 과학기술역사, 자연사 등을 종합적으로 수집ㆍ보존ㆍ연구ㆍ전시하는 전국 두 개뿐인 시설이다.
3층 규모의 실내 전시관에는 우주에서 인간까지 등 주제별 전시공간 7곳이 있으며, 1972년 아폴로 17호 우주비행에서 가져온 달 암석이 전시돼 있다. 태양계 행성 모형과 빛과 열의 근원인 태양의 구조를 보여주는 전시물 등이 있다.
이밖에도 풍력발전의 원리 발전기의 원리 등 초ㆍ중ㆍ고등학교의 교과서에 나오는 과학 소재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우주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우주정거장 체험장과 탑승객은 온몸으로 다양한 각도의 자세를 경험할 수 있는 우주유영 체험전시물도 있다.
특히, 건물이 별도로 떨어져 있는 생물탐구관은 철골유리건물 내에 남쪽 섬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늘푸른잎나무 1000여 종을 만날 수 있다. 학생들이 교과서에 나온 식물을 보려고 멀리 남쪽까지 이동하지 않아도 이곳에서 선인장 전시관과 습지 생물관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올해 말까지는 도토리와 솔방울로 만든 동화체험전을 특별전시하고 있다.
특히, 자기부상열차 탑승체험은 국립중앙과학관에서만 경험할 수 있으며, 하루에 다섯 차례 엑스포과학공원과 국립중앙과학관을 오가고 있다.
▲ 충남대 자연사박물관은 암석, 광물부터 곤충, 어류까지 다양한 표본이 전시돼 있어 관람객의 호기심을 끈다. |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 “사라질 위기에 생물의 모든 것”
천연기념물센터는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 404종의 천연기념물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전국 유일의 전문 박물관이다.
전시관 입구에는 수령 500년에 천연기념물이었던 문경 존도리나무가 가장 먼저 반기며 얼음치, 미호종개 등 어류도 있다.
화성 고정리의 공룡알 실제 화석을 전시하고 있으며 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 205-2호), 참수리(천연기념물 243호) 등의 박재가 실제 서식지 자연형태 속에 살아있는 듯 전시돼 있다.
지질ㆍ광물의 천연기념물도 전시돼 천연보호구역인 독도의 해수면 아래에 감춰진 독도의 신비를 엿볼 수 있다. 이밖에도 두루미, 뜸부기, 황조롱이, 물범 등 우리가 눈으로 흔히 보기 어려운 생물을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천연기념물을 직접 만져보는 체험을 할 수 있으며 현장에선 전문 해설가의 기념물들의 역사적 의미를 설명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의 다양한 박재를 눈앞에서 관찰할 수 있다. |
충남전기통신박물관은 전기와 전화의 발달사를 정리한 전국에 두 곳밖에 없는 특수박물관이다.
전화기에 달린 핸들을 돌려 교환원을 호출하는 교환기부터 기계식 자동 교환기까지 실제 십수 년 전까지 사용하던 교환기 4대가 전시돼 있다.
전시 현장에서 직접 전화기핸들을 돌리면 지금도 교환기에 신호가 켜지고, 교환원이 돼서 전화 연결도 해볼 수 있다. 20여 년 전까지 실제 사용하던 장비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전봇대 시대별로 전시돼 있어 옛날 시골길에서 봤을 나무에 나선 선로부터 지금의 것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자석식 전화기로부터 공전식 전화기까지 60여 점의 전화기가 전시돼 있고 추억의 공중전화 코너에는 70~80년대 주황색 전화기에서 전화를 걸어보는 추억을 체험할 수 있다.
▲대청댐 물문화관“대청호 수몰주민의 아련한 역사”
대청댐 물문화관은 소중한 물의 가치와 대청호 아래 가라앉아 있는 수몰민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제1전시관은 우리의 삶에서 물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소중한 자원을 대첨댐의 역할에 대해 전시한다. 수력발전 체험기와 물 상식 QnA를 통해 물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제2전시관은 대청호와 금강에서 사는 다양한 생물을 살펴볼 수 있도록 수족관에 민물고기를 기르고 있어 대청호와 금강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다.
제3전시관은 대청호사람들의 삶과 문화라는 주제로 대청댐이 만들어지기 전 이곳에서 삶을 이끌던 주민들의 역사를 재현해놨다.
물문화관 옥상에 올라가면 대청호를 한눈에 내려볼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돼 있어 대청호의 경관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 Tip 꼭 알아 두세요
박물관에 방문하기 전에 개관 및 휴무일은 언제인지 미리 알아두면 편리하다.
지질박물관(☎(042)868-3797)은 매주 일요일 및 명절 휴일, 법정 휴일 다음날에는 휴관하며 오전 10시부터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수·금·토요일에는 사전 예약을 통해 전문가의 해설을 들을 수 있으며 평소에는 전시 시설물에서 안내하는 방송을 이용할 수 있다. 국립중앙과학관(☎(042)601-7894)은 매주 월요일 휴관이며 1·4·8월에는 휴무하지 않는다.
상설전시관의 입장요금은 대인 1000원, 소인(7~19세)은 500원이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는 자문과학자들이 관람 동선에 따라 시설물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한다. 천연기념물센터(☎(042) 610-7610)는 동절기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일이다. 유물보호와 쾌적한 환경을 위해 플래시, 삼각대 촬영을 금지하며 흡연, 음식물 반입, 애완동물 반입은 금지돼 있다. 20인 이상이면 단체관람을 신청해야 한다.
충남전기통신박물관(☎(042)582-0014)은 방문하기 전 전화예약이 필수다. KT남대전지사에 임시 진열 형태로 운영되는 만큼 방문 예약이 있을 때만 개방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충남대와 한남대 자연사박물관은 미리 전화로 예약할 수 있고 이용료는 무료다. 국립중앙과학관을 제외하고 이들 박물관 모두 무료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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