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건축이야기]'뾰족집 철거' 역사 의식의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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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건축이야기]'뾰족집 철거' 역사 의식의 철거

  • 승인 2010-11-09 14:23
  • 신문게재 2010-11-10 11면
  • 이희준 대전대 교수이희준 대전대 교수
최근,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일제강점기 주택인 '뾰족집'이 무단 철거된 사건 때문에 TV와 신문 그리고 소셜 미디어 등에 관리주체인 대전시와 중구청 그리고 철거를 감행한 대흥1구역 재개발조합을 질타하는 많은 글들로 떠들썩했다.

특히, 대전 근대건축보존연구회, 대전문화연대, 대전문화역사진흥회 등 시민예술문화단체에서는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붕이 박공형태와 원추형으로 높이 솟아있어 뾰족집이라 불리는 이 집은 1929년에 지어진 철도국장의 관사로 일본식과 서양식이 혼재되어 있어 당시의 시대성을 잘 보여주는 좋은 건축사례였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8년에는 국가등록문화재로, 2009년에는 대전시문화재자료로 가지정 되어있었다. 문화재인 것이다.

문화재란, 그 나라의 역사·예술· 생활양식 등에서 기념이 되거나 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인류 문화활동의 소산을 말한다.

말 그대로 우리 선조들이 걸어온 역사를 보여주는 문화유산을 가리키며, 후손인 우리는 선조들이 남긴 이러한 문화재를 잘 관리하고 보존해 우리의 후손들에게 또다시 물려줄 책임과 의무가 있는 것이다.

때문에 문화재의 보존 모습을 보면 그 나라의 역사의식과 문화수준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문화재는 우리나라 민족의 긍지와 정통성을 상징한다. 그러나 그 반대인 우리의 시대적 아픔을 간직한 것들도 포함하고 있다.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 당시에 지어지거나 형성된 것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 이유는 우리의 아픔을 간직한 역사의 잔재물들을 보존해 역사적 교훈을 주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제강점기의 유산들은 우리 선조들의 피와 땀이 착취되었던 그 아픔과 잔혹성을 후손들에게 알리고 다시는 수치스러운 역사가 재현되지 않도록 교훈을 삼기 위한 시대적 증거물로서 필요하다.

이러한 사례는 외국의 경우에도 볼 수 있다.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나치 히틀러의 학살 현장이며, 세네갈의 고레 섬은 노예무역 중심지로서 참혹했던 역사를 알려주고, 일본의 히로시마 평화 기념관 원폭 돔은 전범국의 말로와 함께 핵무기의 참상을 전하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들은 모두 자국의 시대적 아픔과 비참한 역사를 담고 있는 역사유적들인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일본 제국주의 금융수탈의 역사를 간직한 현장인 한국은행본관(사적 제280호)과 공산당 강제동원으로 지어진 대남공작 건물인 철원 노동당사(등록문화재 제22호) 그리고 미군에 의한 노근리 양민 피살 상처를 간직한 현장인 영동노근리쌍굴다리(등록문화재 제59호) 등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는 문화재들이 많이 있다.

뾰족집은 문화재다. 비록 우리의 아픈 시대인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철도국장 관사로 지어졌으나 근대시기에 만들어져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있는 중요한 유산으로 당 시대의 문화와 역사가 반영되어 있다.

때문에 '뾰족집'은 우리의 역사를 알기 위해 반드시 보존하고 지켜야 할 문화유산인 것이다. /이희준 대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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