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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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지난 2008년 타계한 작가의 초기작부터 말기작까지를 모두 모은 전시로, 일부 유실된 작품을 제외한 대표작 28점과 자료사진 5점, '터널' 등 작가가 남긴 드로잉 3점 등 총 36점이 관객과 만난다.
1984년에 제작한 여인상 '달빛(Moonlight)' 등 학생시설의 작품부터 전통 고가구와 영상을 결합한 '환기', '무제' 등의 오브제 작품 등이 전시된다.
또 투명한 아크릴 중간에 구명을 뚫어 손을 넣었다 뺄 수 있는 개방된 형태의 상자 속에 흥미로운 문구와 이미지를 결합시킨 작품 등 제1회 개인전에 출품됐던 작품들이 오랜만에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이어 '롯데월드', '광고 발칸포', '파리애마' 등 1990년대 초 자본주의 소비문화에 대한 작품들도 소개된다. 육 작가의 작품은 반복적으로 걸어가는 남자의 옆모습이나 자전거를 타고 무한의 공간 속을 나아가는 뒷모습 등을 통해 일상의 반복과 인간 존재의 고독함을 시적이고 명상적인 표현으로 승화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 '광고 발칸포(1992)'와 '롯데월드(1992)' 등에 사용된 회전형 슬라이드 기계나 동력기계 장치는 작가의 의도에 최대한 부합하도록 지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만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작품에 전념했던 그의 치열한 작가정신과 실험정신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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