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체육예산 '쌈짓돈 쓰듯'

  • 사회/교육
  • 미담

지자체 체육예산 '쌈짓돈 쓰듯'

체육회 간부·교사 등 26명 광범위 연루… 4년간 2억여원 횡령 경찰, 타지역으로 수사 확대

  • 승인 2010-11-08 17:48
  • 신문게재 2010-11-09 5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4년 동안 수억 원대의 지자체 체육 관련 예산을 조직적으로 횡령해 온 충남 모 지역 체육단체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엘리트 체육을 담당하는 체육회 간부는 물론 동호인 체육을 관장하는 생활체육회 간부, 가맹경기단체 관계자 공무원, 일선 학교 교사, 체육용품 업자까지 연루됐다.

장기간 조직적으로 범행이 벌어졌음에도 관리 감독해야 할 해당 지자체는 이같은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해 감사시스템의 부실도 드러냈다.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3일 지자체가 지원한 체육예산을 횡령한 모 지역 생활체육회 간부 백 모(47)씨를 업무상 횡령 및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또 공범 윤 모(46)씨 등 2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 수억원대의 체육대회 참가비, 훈련비등을 조직적으로 횡령해온 충남 모 지역 체육단체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돼 8일 오전 충남경찰청 기자실에서 담당 형사가 사건관련 브리핑을 하고있다./손인중 기자 dlswnd98@
▲ 수억원대의 체육대회 참가비, 훈련비등을 조직적으로 횡령해온 충남 모 지역 체육단체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돼 8일 오전 충남경찰청 기자실에서 담당 형사가 사건관련 브리핑을 하고있다./손인중 기자 dlswnd98@

경찰에 따르면 백씨 등은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종목별 체육대회 참가 및 개최 교육사업 등에 쓰이는 체육 예산 지원금 가운데 모두 2억 40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다.

이들은 체육관련 물품 등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영수증 또는 지출결의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수법으로 지자체 예산을 빼돌려 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허위 문서 작성을 위해 각종 문자를 조합할 수 있는 이른바 '만능 도장'까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체육관련 업체들과 수의계약을 하면서 그 대가로 차명계좌 등을 통해 금품을 리베이트 형식으로 받기도 했다. 때로는 체육행사 개최를 빌미로 지역 공기업, 자영업자 등으로부터 기부금품을 모집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이같은 방법으로 횡령한 체육예산은 1억 3000여만 원, 사례비 명목으로 받은 돈은 8000여만 원, 기부금은 3200만 원을 모집했다.

입건자 직업별로는 체육회, 생활체육회, 가맹경기단체 관계자가 14명, 가맹경기단체에 가입해 활동한 현직 공무원 3명, 일선 학교교사 3명, 거래처 업주 6명 등이다.

양철민 충남청 광역수사대장은 “수년간 범행이 이뤄지는 동안 체육 예산을 관리 감독해야 할 해당 군청은 이같은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며 “지출결의서 등 서류로만 예산 집행 내역을 확인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타 시·도 체육단체 또한 이와 유사한 범행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당 지자체 관계자는 “경찰이 수사하기 이전에는 이같은 사실을 몰랐다”고 시인한 뒤 “그러나 관련 자료 등을 검토해 봤을 때 경찰 수사 결과처럼 이들이 지자체 예산을 유용했다고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고 해명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3.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헤드라인 뉴스


AI디지털교과서 논란 지속, 교사들 "AIDT 사용 거부" 선언까지

AI디지털교과서 논란 지속, 교사들 "AIDT 사용 거부" 선언까지

2025년 3월 일부 학년과 과목에 도입될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디지털교과서·이하AIDT)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엔 교사들이 AIDT 사용을 거부하고 나섰다. 11월 29일 교육부의 AIDT 채택을 앞두고 정책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9일 AIDT 거부 교사 선언을 천명하고 12월 3일까지 서명을 받는다. 시작 이틀 만에 5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전교조는 AIDT 도입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2025년 정책이 시작되는 데 반대하며 사용 거부, 채..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