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옥 한의학연구원장 |
대덕연구개발특구내 연구기관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크고 작은 성과를 냈다. 최근 '대박'을 터트린 원자력 수출이나 정보통신기술 발전의 기반이 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분야 등은 국가경제발전의 근간이 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다양하게 전문화된 기술 분야를 바탕으로 상호 융합연구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1일 정부는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상설위원회로 운영하며 연구개발 정책을 총괄하도록 하는 '국과위 위상과 기능 강화방안'을 의결했다. 이에따라 국과위는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 각 부처에 산재되어 있는 연구개발 예산 14조 9000억원 가운데 인문사회 연구비 및 국립대 교수 인건비 등을 제외한 11조원의 예산 배분권을 갖게 될 예정이다. 현장의 연구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출연연 통폐합과 구조조정'은 정부와 과학계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안을 만들기 위해 좀 더 다양한 논의를 한 후 상정하기로 했다. 입법과정이 남아 있지만 과학기술 현장의 연구자들은 국과위 강화방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세계는 지금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기술 전쟁 중이다. 특히 무려 250조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는 천연물시장에서 세계 각국은 시장을 선점하고자 노력중이다. 중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국립연구기관인 중의과학원을 중심으로 세계천연물 시장의 중심으로 키워나가고 있고, 미국도 범정부차원에서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보완대체의학센터 설립 등 보완대체의학을 육성·추진 중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만의 자원을 활용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글로벌 분야를 개척해야 할 것이다. 민족과 고락을 함께 한 우리 전통의학인 한의학은 그중 한 분야다.
최근 황창규 지식경제 R&D기획단장의 이야기는 의미심장하다. 황 단장은 세계 최고 기업으로 도약한 삼성전자를 이끌었던 인사다. 그는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5대 미래기술중의 하나로 천연물 신약을 꼽았다. 그가 천연물 신약을 미래기술로 꼽은 이유는 우리 민족이 가장 큰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리라.
그의 천연물 시장 선점 전략의 핵심은 한의학이다. 1000조원 규모인 전체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한의학의 보고인 동의보감이나 향약집성방과 같은 데이터베이스(DB)를 과학적으로 활용해 표준화 작업을 벌이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한의학에 대한 기대는 현 정부 초기에도 강력하게 대두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 공약에서 한방산업을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꼽은바 있고, 최근 열린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 개막식에 보낸 축사에서 다시 한번 한의약이 차세대 신성장 동력임을 강조했다. 우리는 이미 지난해 동의보감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가 결정되는 등 세계적으로도 우리의 전통의학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지 않았는가. 한의학은 우리 민족 고유의 지식재산권이자 우리 민족의 지식 콘텐츠다. 우리 민족의 자긍심인 한의학이 미래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새로운 신성장 동력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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