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규 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겨울철에 우리 몸이 차가워지면 감기에 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 추위 때문에 감기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물론 춥고 건조한 날씨가 감기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기는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일교차가 크거나, 난방을 심하게 해 외부와의 기온차이가 커지면 신체 대사와 면역기능이 감소하여 바이러스의 침투가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체상태가 나쁘면 1년 중 언제라도 감염될 수 있다. 또한 감기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에 의한 직접적 공기 감염보다 환자에게서 나온 바이러스와의 손을 통한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감기 유행시기에는 밖에서 손으로 코, 입, 눈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감기 자체를 치료하는 약은 없다. 특히 '주사를 맞으면 싹 낮는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감기 치료를 치료한다는 것은 증상을 완화시켜 환자의 괴로움을 더는 것이 목적이지 특별히 치료를 한다고 해서 병의 경과가 단축되지는 않는다. 며칠간 충분한 휴식을 통해 신체의 저항력을 높이는 것이 빠른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렇지만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감기 예방수칙은 감기가 유행할 때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가급적 피하고, 외출 후 반드시 손을 닦고 양치질을 한다.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가벼운 운동과 신선한 채소, 과일로 비타민C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독감(인플루엔자)은 예방접종을 하면 70~90%가 예방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예방접종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특히 65세 이상의 노인, 심장질환, 만성 폐질환,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 환자 등에겐 필수적이다. 이들에게 독감이 발생하면 합병증이 많이 동반되고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환자에게 독감을 옮길 수 있는 사람, 즉 가족이나 환자와 접촉하는 의료인들은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또한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면 감기 걱정은 안해도 된다'는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독감예방주사는 감기가 아닌 독감 즉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접종이므로 감기까지 예방해주는 주사는 아직까지는 없다.
비타민C가 감기 초기에는 증세를 가볍게 하고, 증상의 지속기간을 짧게 해주며, 추위에 노출되거나 심하게 육체적으로 탈진한 경우 감기 발생을 낮춰 준다고 알려져 있다. 과일 등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것은 좋으나 비타민C 정제나 과립 등을 과다 섭취하면 설사나 요로 결석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남용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운동을 해 몸을 피곤하게 하는 것은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우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아플 때 쉬는 것은 기본이다. 면역력 증강을 위해서도 충분한 휴식을 권한다. 또한 하루 6~8잔의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는 것이 좋다. 열이 나면 생리적으로 몸에서 많은 수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실내온도는 18~20도를 유지하고 습도는 50~60%로 하여 점막이 건조하지 않게 하는 것이 가래 배출에 도움을 준다. 청결을 유지(손씻기, 땀흘린 옷 갈아입기)하는 것은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음주 및 흡연은 당연히 하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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