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추기경연구소 오늘 창립기념 심포지엄

김수환추기경연구소 오늘 창립기념 심포지엄

'한국사회의 문제 추기경에 묻다' 주제로 토론

  • 승인 2010-11-08 13:58
  • 신문게재 2010-11-09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김수환추기경연구소(소장 박영식 가톨릭대학총장)가 9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성모병원 대강당에서 창립 기념 심포지엄을 갖는다.

김수환추기경연구소는 지난 3월 1일 김수환 추기경의 생애와 사상, 영성을 연구해 추기경이 간직했던 소중한 정신을 널리 전파하고자 가톨릭대학교 부설 연구소로 출범했다.

연구소 소장인 박영식 가톨릭대 총장은 “추기경님은 생전에 우리 사회가 보다 정직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가야 함을 강조하셨다”고 말하고, 이번 심포지엄이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다시 한 번 그분의 말씀을 일깨워주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 한국사회의 문제를 김수환 추기경에게 묻는다'!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은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기조강연과 김우선 신부(서강대 교수)의 발표 그리고 각 종단과 시민사회를 망라한 7명의 토론으로 진행된다. 토론자는 강대인 대화문화아카데미 원장,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 노길명 고려대 명예교수, 덕현 길상사 주지, 박남수 천도교 선도사, 박일영 가톨릭대 교수, 한수산 세종대 교수 등이다.

김형석 명예교수는 기조강연에서 격동과 수난의 시대 한 가운데서 혼신의 힘을 다한 김수환 추기경의 벅찬 생애를 회고하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사회가 교회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사회 속에 머물며 사회를 위해 존립한다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실천으로 보여준 종교지도자임을 강조한다.

특히 김 명예교수는 김 추기경이 정치현실을 희망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혜안과 실천적 가르침을 종교지도자답게 제시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만일 유신헌법 때부터 전두환 정권이 끝날 때까지 추기경과 같은 종교지도자가 사회현실을 외면했다면 그 결과가 과연 어떻게 되었겠는가를 되묻는다.

발제자인 김우선 신부(예수회·서강대 교수)는 기존의 김 추기경에 대한 연구가 권위주의 정권 아래 민주화 운동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과 달리 민주화 이후 건실한 시민사회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점을 강조하고, 시민사회 건설에 공헌한 김 추기경의 역할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김 추기경이 가톨릭신자 뿐만 아니라 한국인 모두를 위한 삶을 살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오늘처럼 파편화되고 경쟁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개인적 책임만을 강조하고 있는 현대 한국사회에서, 그의 삶은 공동선과 사회적 연대를 추구하는 모델이 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종교계와 학계, 그리고 시민사회의 견해를 반영한 토론자들의 의견 개진이 기조강연이나 주제발표 못지않게 무게감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는 인간성을 옥죄어오던 광기의 시대에 바보스러울 정도의 질박한 그의 인간품성이 우리 사회에 진정한 위로와 용기를 가져다주었음을 강조한다. 특히 다종교사회에서 이웃종교와 함께 우리 사회의 평화를 위해 애썼던 김 추기경과 달리 최근 일부 개신교 보수집단에서 다른 종교를 폄훼하는 태도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는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이처럼 '불편한 진실'은 한국사회가 성숙한 시민사회로 진입하는데 큰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개신교의 미래발전을 위해서도 백해무익하다고 일갈한다.

박남수 천도교 선도사도 근래 들어 종교간 평화지수가 위험수위에 접어들고 있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김 추기경은 가톨릭을 넘어 다른 종교, 그리고 사회 전체의 큰 지도자였음을 강조한다. 특히 김 추기경의 선종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주었듯이 오늘 우리 사회의 종교지도자들도 시대적 양심을 다시 되살려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작가 한수산은 김 추기경의 삶이 가지는 교회사적 의미와 그 영성을 이제부터 우리 사회 안에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는 보다 겸허한 접근과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며, 지나치게 감성적인 호소력에 의존하기보다 이성적 연구와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수산은 김 추기경에 대해 우상화에 가까운 현실이 빚어질 수 있음을 경계하면서 이미 가톨릭교회가 일반인들이 김 추기경의 사진 한 장을 얻기 힘들만큼 폐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 이에 대해 “한 종교지도자의 종교적 권위, 당대 사회에서 가졌던 도덕적 권위 때문이라면 이것 또한 우려할 문제”라고 일침을 가한다./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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