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건설사 '부도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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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건설사 '부도 공포'

충북 우신·전북 엘드 등 우량업체 도산 잇따라 공공발주 감소·경기침체속 올 전국 68곳 사라져

  • 승인 2010-11-07 15:13
  • 신문게재 2010-11-08 5면
  • 백운석 기자백운석 기자
지역을 대표하는 중소건설사들이 경영난으로 잇따라 도산하면서 건설업계가 '부도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이러다 지역경제마저 고사(枯死)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충북 충주시 소재 우신기업이 지난 1일 1차 부도를 낸 데 이어 3일 국민은행에 돌아온 어음 5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1969년 설립된 우신기업은 최근 연간 200억~3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충주시에서 건축분야 1위를 차지하는 등 우량 지역 중견건설사로 성장해왔다.

우신기업은 최근 관급공사 수주량이 줄어든 데다 공사대금을 제때 결제받지 못해 유동성 부족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에는 전북 유일의 1군 건설사인 엘드건설이 최종 부도로 법정관리 신청을 한데 이어 지난 1일에는 경남지역 시공순위 30위권인 영인건설과 자회사 나후건설·남호건설이 최종 부도처리됐다.

여기에 한솔그룹이란 든든한 배경을 가진 한솔건설마저 최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지방 대표 중소건설사들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지역건설업계에는 지역경제의 고사는 물론, 연쇄부도가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월 8개사 ▲2월 6개사 ▲3월 6개사 ▲4월 2개사 ▲5월 9개사 ▲6월 5개사 ▲7월 5개사 ▲8월 5개사 ▲9월 7개사 등으로 한자릿수를 유지하던 부도 건설사수는 10월에 11개사로 증가했다.

이달 들어선 5일 현재 4개 건설사가 부도 난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사들의 부도 증가는 공공공사 발주 급감과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인한 신규분양 중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건설업계가 지난 8월 말까지 발주공사와 수주업체를 자체 분석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순위 1~10위 건설사의 수주실적은 연초 목표 대비 35%에 머물렀다.

11~30위권 건설사는 30%, 30위권 이하는 20%대에 그쳐 중소건설사 일수록 수주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건설사는 더욱 심각하다.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신규 분양시장이 고사위기를 맞으면서 81개 한국주택협회 회원사의 절반인 40여개 건설사가 분양에 나서지 못했다.

게다가 건설업계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 옥죄기도 유동성 위기를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다. 건설업계의 대출은 2008년 9월 말 71조8200억원을 정점으로 올 6월 말 현재 58조원으로 2년여 새 19.2% 줄었다.

문제는 최근 부도가 났거나 부도위기를 맞고 있는 건설사 대부분이 지역토착 기업이라는 점이다. 지역경제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보니 이들 건설사가 부도나면 하도급업체와 건설장비, 인력, 자재 등 연관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 중소건설사들의 연쇄부도는 공공공사의 발주 감소와 건설경기 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로 갈 경우 부도업체는 갈수록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백운석 기자 b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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