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태]노령화 시대와 예술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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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태]노령화 시대와 예술의 만남

[문화초대석]김규태 목원대 음악대학장

  • 승인 2010-11-07 13:01
  • 신문게재 2010-11-08 20면
  • 김규태 목원대 음악대학장김규태 목원대 음악대학장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약 80세라 한다. 앞으로 인생 100세 시대가 도래 할 수도 있다고 하니, 이제 우리사회는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특수직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을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은 60세를 전후해 정년을 맞는다.

▲ 김규태 목원대 음악대학장
▲ 김규태 목원대 음악대학장
현재 우리의 평균 수명과 비교하면 은퇴 후 적어도 20여 년 이상의 긴 세월을 더 보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젊었을 때부터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노후가 보장되지 않는다. 과거 평균 수명이 짧았던 시절에는 하루에 7~8시간만 열심히 일하면 노후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노력해도 은퇴 후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기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러한 사회 환경은 사람들로 하여금 미래를 불안하게 만들고 마음의 여유도 갖지 못하게 한다. 인생의 목표가 돈 버는 일이 돼버린 경우가 주변에 허다하다. 인생에서 최고의 가치가 부에 치우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데 매우 우려할만한 일이다. 안정적이고 균형잡힌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경제활동에 최선을 다하되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위한 지적 자극을 받아야 하고, 또한 인간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동기를 부여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고품질의 예술을 자주 접하고 그 활동에도 직접 참여하는 것이다. 예술은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영혼의 자유를 되찾도록 감성을 자극함으로써 삶의 가치를 발견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우리의 삶은 예술을 감상하거나 그 활동에 참여할 마음의 여유가 부족한 것 같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도 미래의 삶을 준비해야 하는 중압감으로 인해 가능한 한 빨리 경제적 안정을 이룩하고 싶은 욕망이 앞서서일 것이다. 그래서 당장 꼭 필요한 것이 아닌 예술에까지 투자할 여유를 갖지 못하는 것일 게다.

은퇴한 사람은 시간에서, 일에서 자유를 누릴 좋은 기회를 얻은 것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은퇴를 맞이한 이들에게 주어진 자유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예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예술가들은 정년을 맞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예술 안에 있을 때 기쁨을 얻고 인생을 관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노령인구가 점점 많아진다는 것은 예술 활동에 참여할 인구가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예술가들은 그들을 예술의 중요한 소비자라고 인식하고 그들에게 어떤 형태로 예술 활동에 참여케 하고, 그들과 감정적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어쩌면 빠르게 다가오는 노령화 사회가 경제논리에 밀려 위기를 맞고 있는 예술가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통적 예술의 패러다임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노령의 특수한 계층을 관객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연구하고 그들을 위한 특별한 전략을 짜야한다. 무엇보다 그들을 대상으로 한 예술 콘텐츠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그들이 쉽게 수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평생토록 직장에서, 일터에서 지칠 대로 지친 심신을 위로받고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며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할 수 있는 예술 작품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서 그들이 바쁜 일상에 쫓겨 추구하지 못했던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예술 안에서 발견하고 이를 통해 노후의 삶에 신선한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자. 이렇게 노령화 시대와 예술의 접점이 찾아진다면, 준비없는 노령화 사회의 무거운 분위기를 더 품격 있고 활력이 넘치는 건강한 사회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만남을 만들어가는 예술가들은 스스로 새로운 활동의 영역을 넓혀가는 것 이외에, 노령화 사회를 위해 기여한다는 심리적 보상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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