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신문 신뢰도 85%, 발행부수 6508만부로 5년 연속 감소세, 동경지역 신문보급률 40%, 신문종사자 4만7000명, 광고시장 매출액 인터넷에 밀려 3위로 추락, 신문광고비 1년 사이 18.6% 감소, 지하철에서 핸드폰을 본다.
#1은 ‘신문왕국’ 일본의 전성기 때 모습이고 #2는 지난해 일본 신문의 성적표다. 85%라는 대단히 높은 신문 신뢰도를 제외하고 나머지 수치들은 모두 추락했다.
1990년 일본의 전체 일간지 발행부수는 7252만부였으나 2005년 이후 매년 100만부씩 줄어 지난해에는 5035만부로 20년 전에 비해 2217만부가 줄었다.
부수 감소에 따라 광고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해 2007년 신문광고비가 9462억 엔이었던 데서 2008년 8276억 엔, 지난해 6739억 엔(약 3조7782억 원)으로 전년보다 18.6% 감소해 광고매출 2위 자리를 인터넷에 내주게 됐다.
세계 최고의 신문왕국으로서 신문읽기의 대명사로 불리던 일본 신문시장이 쇠락하는 것은 인터넷과 모바일에 젊은 독자를 빼앗기고 경기침체 장기화로 구독 자체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일본신문협회 쿄오코 히라노 사무국 차장은 이런 일본신문시장의 변화를 “올 것이 왔다”고 인정했다.
그녀는 “지난 5월부터 일본에 아이패드가 판매됐는데 신간 전자서적을 반값에 공급하고 있어 인쇄출판시장은 과거 메이지유신과 같은 충격에 빠졌다”면서 “이러한 신문의 위기는 인터넷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했기 때문인데 앞으로 더 확산될 미디어 환경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 아사히신문 130년 만에 첫 적자
아사히신문의 디지털 비즈니스센터 마코토 오츠카 편집장은 “일본 인구가 1억2705만 명인데 이중 87%인 1억1000만 명이 모바일 사용자”라며 “향후 적자 폭은 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비용절감을 위해 종이사용을 줄이고 디지털로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사히신문은 5300명에 달하는 전체인력을 2012년까지 4500명 선으로 줄이는 대신 디지털비즈니스센터는 150명으로 인력을 늘려 아사히 홈페이지 내에 ‘A stand’라는 유료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다.
A스탠드에 제공되는 기사는 한 건당 100엔(1400원)으로 웹에만 올리는 기사와 종이신문 내용을 보완한 것들로 구성되는데 인터뷰와 기획 등 유료기사를 별도로 생산하기도하고 연재기사에 대해서는 무료로 보여주다가 연재가 끝나면 유료로 전환한다.
▲ ‘마이니치RT’로 젊은 독자 공략
마이니치RT는 마이니치 홈페이지(www.mainichi.jp)에서 많이 읽힌 10위까지 기사와 독자들이 트위터 상에서 유익한 뉴스라고 답한 기사, 이에 대한 반응을 곁들여 발행하는 타블로이드 신문으로 트위터에 올린 자신의 글이 인쇄되어 나오는데 만족감을 느낀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인기다. 24면으로 하루 5만부를 인쇄하며 월 구독료는 우리 돈으로 2만8000원이다.
하지만 마이니치가 마이니치RT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구독료가 전부이며 온라인 광고 등 디지털 수익도 전체의 1%가 안된다. 이는 아사히도 마찬가지여서 웹 광고와 모바일, 데이터베이스 등 디지털 사업에서 얻는 수익이 전체의 1%에 미치지 못한다.
마이니치신문 디지털미디어국 마사야키 가쓰야 차장은 “디지털 미디어에서 수익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하지만 실상 투자대비 회수율은 극히 적다”며 “그렇지만 하락세로 접어든 종이신문에 더 이상의 설비와 인적투자를 하는 것보다는 미래가치 창출을 위해서라도 디지털로 옮겨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 산케이, 발행부수 5위 디지털에선 1위
산케이신문(産經新聞)은 일본 5대 일간지 중 발행부수는 5위지만 산케이 디지털(http://www.sankei-digital.co.jp)이란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발 빠른 디지털 전략으로 올해 신문협회상 경영업무부문을 수상함으로써 신문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종이신문 발행부수는 5위지만 디지털분야에서는 단연 1위라고 자랑하는 산케이디지털 도이 타슈이 미디어편성 부장은 “뉴스를 지면보다 먼저 인터넷에 실시간 서비스하는데 대한 기자들의 저항이 컸으나 뉴미디어 환경변화를 인식한 편집 데스크와 경영진의 강한 의지와 독자와의 소통, 신문의 미래전략이라는데 구성원들이 동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산케이의 성공비결은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인데 마이크로소프트의 포털 서비스인 MSN과 제휴해 ‘MSN산케이뉴스’를 운영하는가하면 하나의 기사를 포털과 전자지면, 모바일 등 다양하게 서비스한다.
산케이디지털의 연 방문자는 3000만∼4000만 명이며 페이지뷰도 8억∼10억에 달해 일본 전체 뉴스사이트 중 최고다. 지난 2004년부터 디지털 분야에 집중 투자하며 공격적인 전략을 펴고 있지만 산케이디지털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신문 전체 수익의 3%를 넘지 않는다.
▲ 토오닛포 지방지 최초 전자판 유료화
아오모리현(靑森縣) 토오닛포(東奧日報)는 지방지로는 최초인 2008년 10월부터 전자판 유료판매를 시작했는데 전자판 신문은 아오모리 외 지역에서만 구독 가능하다.
주구독자는 국회의원, 정치인, 출향인사 등인데 우리처럼 PDF파일이 아니라 별도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부여해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구독료는 월 2100엔(2만9000원).
인구 138만 명의 아오모리현을 발행권역으로 하는 광역지는 토오닛포 뿐이며 인구 3만∼10만 명인 소도시에서 나오는 지역지도 5개에 불과해 조·석간 4만6400부를 발행하는 토오닛포의 지역시장 점유율은 요미우리와 아사히보다 훨씬 높다.
100여명의 기자들에게 대기업 이상의 보수를 지급하며 ‘아직은 먹고 살만하다’는 토오닛포가 지속적인 투자만 할뿐 수익은 안 되는 디지털 분야에 눈을 돌린 것은 5년 전까지 25만부였던 유료부수가 현재 5분의 1로 폭락했기 때문이다.
사이토 디지털 차장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조·석간, 일요일엔 조간만 발행하는데 종이신문 인쇄비용은 점차 높아지는데 반해 부수와 광고는 급격히 감소해 그 대안으로 인터넷과 모바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신문들과 마찬가지로 토오닛포가 온라인에서 거둬들이는 수익은 기자 한명 정도의 인건비가 고작이지만 지면에 QR코드를 넣어 모바일에서 동영상 뉴스와 광고를 제공하는가하면 미래 독자 확보를 위한 NIE(신문활용교육)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스마트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끝>/일본 도쿄=임연희 기자 lyh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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